옥수수, 콩, 밀 등 주요 농산물 가격 랠리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지난주 워싱턴에서 2차 협상을 가진 미국과 중국이 전면적인 무역전쟁을 피하는 데 무게를 두면서 콩류를 포함한 곡물 가격이 가파르게 뛰었다.
무역 마찰이 재점화될 여지가 없지 않지만 천문학적인 관세를 보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투자자들이 상승 베팅에 잰걸음을 했다.
중국에 수입된 옥수수 <사진=바이두> |
21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시카고상업거래소에서 옥수수 가격이 부셸 당 4달러를 웃돌았고, 콩이 2% 이상 치솟으며 부셸 당 19.2달러에 거래됐다.
중국은 세계 최대 미국산 콩 수입국으로, 지난해 거래 규모가 140억달러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상하이 소재 JC인텔리전스는 중국의 미국산 콩류 수입이 지난해 330만톤에서 올해 400만~500만톤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밀 역시 1% 이상 상승하며 부셸 당 5.22달러를 나타내는 등 곡물 가격이 일제히 상승 탄력을 받았다.
지난주 미국과 중국의 협상이 의미 있는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지만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되지 않은 데 대해 투자자들은 안도하는 표정이다.
INTL FC스톤의 매트 아메르만 상품 브로커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지난 주말 미국과 중국 대표팀이 공동 발표한 회의 결과가 투자 심리를 개선시켰다”며 “특히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대폭 확대할 것이라는 중국 측의 발언이 관련 상품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보류를 포함한 주요 결정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제시한 한편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을 기대하지 못했던 만큼 사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커먼웰스 뱅크의 토빈 고리 농산물 전략 헤드는 CNBC와 인터뷰에서 “미국과 중국이 지난 주말 협상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며 “서로를 무시하기에는 존재감이 지나치게 크다는 인식이 자리잡은 결과”라고 판단했다.
양국의 ‘타협’은 지난주 블룸버그를 통해 중국이 러시아 산 콩류를 사상 최대 규모로 수입했다는 사실이 보도되면서 투자 심리가 냉각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이날 농산물 트레이더 사이에 더욱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이날 블룸버그는 곡물 이외에 면화와 에탄올, LNG, 원유 등이 양국의 무역 마찰이 봉합된 데 따른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도 폭등했다. 장 후반 다우존스 지수가 300포인트 이상 치솟으며 2만5000선을 되찾았고, 나스닥 지수와 S&P500 지수 역시 각각 0.5%와 0.8% 가량 상승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