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간 스탠리와 블랙록, 피델리티 등 공격적으로 뛰어들었던 펀드 눈덩이 손실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아르헨티나의 페소화가 사상 최저치로 곤두박질치는 등 금융시장 전반에 걸쳐 패닉이 두드러진 가운데 월가에서도 작지 않은 출혈이 발생했다.
피델리티와 모간 스탠리 등 월가의 ‘큰손’들이 아르헨티나를 포함한 이른바 프론티어 마켓에 공격적인 베팅에 나섰다가 눈덩이 손실을 본 것.
아르헨티나 증권거래소[사진=로이터 뉴스핌] |
16일(현지시각) 펀드 리서치 업체인 모닝스타에 따르면 모간 스탠리와 T.로우 프라이스, 애쉬모어 그룹의 펀드 포트폴리오에서 아르헨티나의 비중이 각각 17%를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피델리티와 그 밖에 주요 자산운용사들은 프론티어 마켓과 라틴아메리카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펀드를 앞다퉈 내놓았고, 해당 펀드의 아르헨티나 비중 역시 벤치마크인 MSCI 프론티어 마켓에서 차지하는 비중인 19%에 이를 것으로 판단된다.
아르헨티나 페소화와 주가 급락은 고스란히 관련 펀드의 손실로 이어졌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모간 스탠리와 T로우 프라이스, 애쉬모어의 펀드에서 지난 한 달 사이 5~8%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했다.
상황은 다른 자산운용사도 마찬가지. 피델리티와 블랙록, 이튼 반체가 같은 기간 2.5~5.0%의 손실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페소화의 걷잡을 수 없는 폭락에 노련한 펀드매니저들도 속수무책이었다는 것이 업계의 얘기다. 피델리티 라틴 아메리카 펀드의 윌리엄 프루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펀드 운용 회의를 시작할 때 1% 가량 떨어졌던 페소화가 회의를 마치고 나왔을 때는 5% 급락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페소화는 달러화에 대해 16%에 달하는 낙폭을 기록했다. 중앙은행이 전격적인 금리인상을 포함해 제어를 시도했지만 통화 가치 하락에 브레이크를 걸지 못했다.
친기업적인 인물로 정평난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이 2015년 12월 정권을 잡으면서 경기 호조에 대한 기대가 번졌고, 월가의 대형 운옹사들은 지난해 아르헨티나의 주식과 채권을 공격적으로 사들였다.
아르헨티나는 2016년 165억달러의 채권을 발행하며 자본시장에 ‘컴백’한 데 이어 지난해 100년 만기 초장기물 국채를 7.9%의 우호적인 금리에 발행, 세간의 시선을 모았다. 또 지난해 주식시장은 월가의 매수 열기에 힘입어 77% 폭등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금융시장 상황이 급반전한 가운데 월가는 혼란에 빠진 모습이다. 비관론자들은 패닉에 빠진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섰고, 지난해 매수 열기만큼 충격이 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피델리티는 투자자 신뢰의 붕괴가 자산 가격의 폭락을 부추기고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