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아소 다로(麻生太郎)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이 실언을 거듭하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의 리스크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16일 아사히신문은 아소 부총리의 조기 사퇴를 요구하는 야당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여당인 자민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아소 부총리는 전날 각료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재무상으로서도 개인으로서도 (전 재무차관의) 성희롱 행위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지난 11일 중의원 재무금융위원회에서 개인적으로 성희롱이라 인정할 수 없다고 했던 발언을 수정한 셈이다.
일본 재무성은 지난 3월 재무성의 공문서 조작이 밝혀진 데다, 성희롱 문제로 지난달 재무차관이 사임하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문제는 논란 때마다 재무성의 최고책임자인 아소 부총리가 실언으로 받아들여질 만한 발언을 반복하면서 문제를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14일에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郎) 국민민주당 공동대표가 질문을 하는 도중에 "이 사람은 자기가 얘기하고 싶은 것 뿐이야"라는 등의 야유를 날려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에 여당 내에서도 불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아사히신문은 익명의 자민당 집행부원을 인용해 "(아소 부총리가) 불을 끄려고 나섰다가 기름만 붓고있다"고 지적했다. 아소 부총리가 이끄는 파벌 '아소파'의 한 간부도 "부총리의 시니컬한 발언은 이제까지 그만의 스타일로 여겨졌지만 이번엔 걱정"이라며 "발언이 여론과 동떨어져있다"고 했다.
중의원에서 야당 측과 절충을 담당하던 사카모토 데쓰시(坂本哲志) 자민당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시니컬하고 거침없는 발언은 아소 부총리만의 매력"이라면서도 "부총리의 발언으로 위원회가 중단되면 국회 회기 내 법안통과가 어려우니, 발언을 참고 상황을 파악하길 바란다"고 했다.
야당은 전날 각 정당 국회대책위원장들이 모인 회의에서 아소 부총리의 사임을 요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쓰지모토 기요미(辻元清美) 입헌민주당 국회대책위원장은 기자단과 만나 "여러가지 문제가 겹쳐 일어나는 가운데 아소 부총리는 점점 믿을 수 없는 발언을 하고 있다"며 사임을 요구할 것이라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아베 내각은 아소 부총리를 안고 가겠다는 입장이다.
16일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내각관방 부장관은 오전 브리핑에서 "재무성의 관방장을 통해 아소 총리에게 발언에 주의를 해달라고 전했다"면서 "15일 각료회의 후에도 아베 총리가 아소 부총리에게 '서로 주의하자'는 분위기의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아소 부총리 역시 15일 중의원 결산 행정감시위원회에 참석해 "원인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해 확실하게 직책을 수행해 나갈 생각이다"라며 사임의사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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