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민경 기자 = 동양생명 주가가 최근 한달 새 큰 폭으로 출렁이고 있다. 중국발 매각설이 흘러나오면서 한때 상승했던 주가는 최근 실적 부진과 매각 가치 절하 우려 등을 이유로 다시 제자리 수준이다.
<자료=대신증권 HTS> |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안방보험에 인수된 동양생명이 3년만에 다시 M&A 시장에 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동양생명은 지난 2월부터 중국 보험감독위원회가 안방보험을 대신해 위탁 경영하고 있다. 지난해 대주주인 안방보험 회장이 경제범죄 연루 혐의로 구속되면서 중국 정부가 직접 지배구조 개선에 나선 상황이다. 현재 중국 보감위는 매각을 염두에 두고 동양생명을 포함해 안방보험의 모든 해외자산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진행중이다.
매각 이슈가 흘러나온 초기 동양생명 주가는 우상향 움직임을 보였다. 오너 리스크가 해소되고 경영 정상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영향이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동양생명 주가 변수는 지배구조 변화 여부"라며 "동양생명이 매각된다면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각설이 나오자 한국거래소는 지난 8일 동양생명에 최대주주 지분매각 추진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하기도 했다. 동양생명은 "안방보험의 모든 해외자산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진행하고 있는 상태"라면서 "아직 구체적 사항이 없다"고 답했다. 8000원대를 유지해오던 동양생명 주가는 이날을 기점으로 5.4%p 떨어졌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매각이 언제, 누구에게, 얼마에 진행될 지 가늠할 수 없어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라며 "특히 일시납 저축보험 가입을 늘리면서 보유계약 리스크가 커지며 매각 가치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실제 동양생명 시가총액은 내재가치(EV)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내재가치는 계약가치와 자산가치를 고려한 보험사의 밸류에이션 측정 척도.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동양생명의 내재가치는 2조8320억원이며 PBR은 0.48배로 업계 평균 0.7배보다 낮다.
보험부채도 발목을 잡는다. 보험사들은 오는 2021년 도입되는 IFRS17(새 국제회계기준)에 맞춰 보험부채(책임준비금)을 적립해야 한다.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동양생명의 저축성보험 비중은 전체 계약의 53%다. 단기간 덩치를 늘리기 위해 저축성보험 판매에 집중하면서 ROE가 상승했지만 부채가 늘어난 만큼 자본확충 규모도 커져 리스크가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또 지난 2016년 발생한 육류담보대출 사기사건으로 인한 금융감독원 중징계도 남아 있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IFRS17 도입을 앞두고 관련 규제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자본 투입이 필요할 수 있다"며 "매각 가능성이 모멘텀으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작년 투자수익률이 높아 기저효과로 올해 역성장이 예상되고 대주주관련 불확실성이 주가회복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며 "0.5배의 PBR과 ROE 6.1%를 감안할 때 밸류에이션 매력은 존재하지만 투자심리 회복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금리상승이 동양생명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김도하 SK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 국면에서 지난 2년간 판매된 저축성보험 상품 이슈가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며 "책임준비금 증가의 주된 요인인 최저보증이율은 2016년 1분기 2.85%에서 4분기 2.10%로 인하됐다. 보험 부채 적정성평가 결과 역시 지난해 말 기준 잉여금이 2.8조원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현재 부채 적립금이 시가평가 적립금보다 부족해 매각가치가 절하될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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