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인프라 강화에 5년간 29조원 투자지출
올해 5G 본격투자 분기점, 주파수 경매만 3조2000억
보편요금제 매출감소 1조원, 수익성 악화 불가피
5G 시장 육성 우선, 추가 인하 방안 모색 필요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2만원대 요금으로 데이터 1㎇ 제공을 강제하는 보편요금제가 규제개혁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서 이동통신사들의 5G 투자 재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잇단 통신비 인하 정책으로 1분기 실적부진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1조원에 달하는 추가 부담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간 투자지출만 5조원 이상을 투입중인 현실을 감안, 가계통신비 안정과 차세대 통신 시장 육성 모두를 아우르는 정부의 중립적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의 올해 연간 CAPEX(투자지출) 예상 규모는 KT 2조3000억원, SK텔레콤 2조1000억원, LG유플러스 1조2500억원 등 총 5조6500억원이다. 이는 전년 총액 5조5900억원 대비 600억원 정도 늘어난 규모다.
이통3사의 2014~2017년 누적 투자지출은 KT 9조5000억원 SK텔레콤 8조원, LG유플러스 6조원 등 23조5000억원이다. 올해 예상 금액을 차질없이 집행한다면 최근 5년동안 29조1500억원, 연간 5조8300억원을 투자지출에 집중하는 셈이다.
이통3사가 이렇게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는 이유는 지속적인 서비스 개선과 차세대 통신을 위한 선제적 대응 개념이다. 특히 올해는 6월 주파수 경매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5G 인프라 구축이 시작된다.
정부는 필수설비 공동투자 및 사용 등으로 기업들의 부담을 낮춘다는 입장이지만 당장 주파수 경매에서 3조2000억원 투자가 예상되는 등 이통3사의 부담 증가가 예상된다. 국제 표준화 완료 예상시점인 2020년까지는 투자집중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간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보편요금제가 규제개혁위원회 심사를 통과하면서 이통사들은 투자재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보편요금제 도입에 따른 이통3사 직접적인 매출 감소는 과기정통부 추산 7800억원. 업계에서는 간접적인 영향까지 감안하면 최소 1조원 이상의 실적감소를 예상하고 있다.
이통사들은 요금제별 가입자수는 공개한바 없지만 업계에서는 2만대 요금으로 1㎇ 데이터 제공을 강제하는 보편요금제 영향을 받는 3만원대 이하 요금제 가입자수를 650만명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말 기준 국내 전체 이통가입자 6400만명 대비 10% 수준이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10% 고객을 2만 요금제 고정층으로 고스란히 뺏길 위험에 처해있다.
보편요금제가 최종 도입되기까지는 법안 심사에 이어 국회 본회의 표결 등 후속 절차가 남아있다. 국회에서도 과도한 규제라는 주장이 적지 않고 기업의 선택권을 크게 침해하는 위헌(최소침해 원칙) 요소도 남아 있어 도입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미 저소득층 요금감면과 기초연금 수급자 요금감면 등 통신비 인하 정책이 실효를 거둔만큼 기업 부담을 증가시키는 추가 방안보다는 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앞선 두 요금감면 정책에 따른 통신비 인하 효과는 연간 4000억원 이상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650만명이라는 수치가 맞는지는 확인해줄 수 없지만 저가요금제 사용 고객이 모두 보편요금제로 이탈할 수 있는 위기에 직면한 건 맞다”며 “정부가 데이터 제공량을 추가로 더 늘리라고 요구할 경우 5만원대 이상 요금제 사용 고객들까지 유입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으며 이 경우 사실상 무선사업의 수익성 자체가 무너진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어 “지금은 통신비 인하 못지않게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의 5G 투자 강화가 시급한 상황”이라며 “시장 육성에 초점을 맞춘 정부의 규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