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양대노총 '노동이사제' 도입 촉구
정재호 의원 5월 중순 법안 발의 예정
[서울=뉴스핌] 조세훈 기자 = 금융권 노동조합이 노동이사제 도입을 재추진한다. 금융지주회사 정기 주주총회에서 노동이사제 도입이 좌초됐지만 문재인 정부의 국정 기조와 맞닿아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더욱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조만간 노동이사제 도입을 뼈대로 하는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어서 노동이사제를 둘러싼 금융권 공방은 다시 재현될 모양새다.
<사진=정재호 의원실 제공> |
3일 금융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금융권 양대 노조인 전국금융산업노조(금융노조)와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사무금융노조)는 지난 2일 국회에서 공동투쟁본부를 출범하고 금융권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엔 문희상, 박병석, 이학영,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참석했다.
양대 노조는 노동자에게 이사추천의 형태로 경영참여 기회를 부여하는 노동이사제 도입을 첫번째 목표로 잡았다. 금융공투본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산업민주주의와 금융민주화를 위해 금융기관 노동이사제를 도입하는 등 노동자의 경영참가를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노동자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새 정부의 공약실현에 총력 투쟁하겠다"고 했다.
금융노조는 지난달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와 단체교섭을 진행하면서 노동 이사제를 올해 산별 임금 및 단체협약 요구사항에 포함하기도 했다.
여당은 노동이사제 도입을 위한 법 개정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정재호 의원은 5월 중순까지 노동이사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을 발의하겠다는 계획이다.
정재호 의원실에 따르면, 개정안은 12조 또는 14조, 17조의 내용을 수정하는 2가지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우선 12조 개정안은 금융회사의 노조가 이사회에 참여할 사외이사를 직접 추천하는 다소 급진적인 안이다.
14조, 17조 수정안은 소액주주가 추천하는 대표가 사외이사로 참여하도록 하는 안이 담길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노동자이면서 주주이기도 한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인사가 이사회에 참여할 길이 열린다. 정 의원측은 법안 통과 가능성을 고려해 두 번째 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정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금융혁신의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달라는 토로를 할 정도"라며 "후진적인 한국 금융회사의 지배구조 혁신을 위해 노동이사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askr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