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배스'로 체질 개선…후배에 회장직 양보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떠났다. 김 회장은 지난 2015년 취임 후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등 과감하게 체질 개선을 추진한 결과 지난해와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거뒀다. 또 임기동안 디지털 금융, 글로벌 진출 등 농협금융의 성장 기반을 굳건히 다졌다. 그리고 후배에 회장직을 양보하며 마무리했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 이형석 기자 leehs@ |
김 회장은 26일 농협중앙회 본관 대강당에서 퇴임식을 가졌다. 자회사 대표들을 비롯해 임직원 400여명이 박수로 김 회장의 퇴장을 지켜봤다.
김 회장은 "좋은 성적을 거두고 떠나는 것이 가장 영광스럽다"며 "이제 밖에 나가서도 농협 대변인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 회장은 2015년 4월 취임했다. 2016년 상반기 부실채권을 과감히 정리(빅배스)했다. 아울러 디지털 금융, 글로벌 진출, 기업투자금융(CIB)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김 회장은 "취임 당시 농협금융은 지주 3년차로 외형을 갖췄지만 내부적인 제도나 시스템이 부족했다"며 "조선해운 부실을 안고 가기에는 중장기적으로 걸림돌이 되겠다고 생각해 빅배스를 단행했고, 직원들도 열심히 노력해줬다"고 회고했다.
빅배스를 통해 농협금융은 체질개선을 마무리지었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당기순이익 8598억원을 기록, 2012년 지주사 출범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김 회장의 마지막 성적표인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76% 증가한 3901억원을 기록했다.
디지털 금융, 글로벌 진출 분야에서도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했다. 2015년 핀테크 오픈 플랫폼을 연 후 인공지능(AI),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했다. 모바일 통합앱 '올원뱅크'는 출시 1년 반 만에 가입자 200만을 달성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등 동남아 시장을 방문해 농업과 금융을 연계한 글로벌 사업을 추진했다. 다른 금융지주사들보다는 진출이 늦었지만 농협 만의 차별화된 전략을 내세웠다는 평가다.
김 회장은 "동남아 농업국가에서 농협만의 모델을 내세우면 잘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산운용 분야에서도 외부 IB들과 동등하게 경쟁할 여건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회장직 3연임에 도전했다 최종 후보에 자신과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남자 자진사퇴했다. 행시 23회인 김 회장이 후배(27회)에게 양보한 셈이다.
김광수 신임 회장 내정자에 대해 김 회장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하고 있는 분"이라며 "훌륭하고 능력있는 분이라 홀가분하게 떠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농협이 계획대로 착실하게 가는지 잘 지켜보겠다"며 "농협 임직원들이 개개인의 전문 역량을 강화해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 2018.4.26 yrchoi@newspim.com <사진=뉴스핌 최유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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