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 2년물 금리 2.5%…10년물 '의문의 1패'
오르는 물가, 내리는 주식…단기채 매력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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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3%를 돌파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 국채 10년물보다는 2년물 금리에 주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미 국채 2년물 금리가 2008년 금융위기 후 처음으로 2.5%를 돌파하면서 만기가 긴 10년물보다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5년간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 추이 [사진=블룸버그] |
◆ 미 국채 2년물 금리 2.5%…10년물 '의문의 1패'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미국 경제방송 CNBC 등에 따르면 최근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3%대로 오르면서 글로벌 자금이 주식에서 채권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의 배당수익률이 1.9%에 그치는 반면, 무위험 자산인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3%나 되기 때문에 국채로 갈아타는 게 유리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여기엔 맹점이 있다. 3% 금리를 다 얻으려면 미 국채를 만기까지 10년간 보유해야 한다. 또한 향후 물가상승률이 오른다고 가정하면 실질 수익률은 이보다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미 국채 10년물보다는 만기가 짧은 2년물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지난 24일(현지시간) 2008년 8월 후 처음으로 2.5%를 뛰어넘었다.
실제로 투자자들은 최근 만기가 짧은 미 채권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미국 주식에 주력하는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 한 달간 8억6800만달러 자금 유출을 겪은 반면, 만기 3년 미만의 단기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의 경우 52억달러가 유입됐다.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채도 인기를 끌고 있다. 팩트셋에 따르면 실질 만기(듀레이션)가 1~12개월 미만인 채권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숏 트레저리 본드 펀드(iShares Short Treasury Bond ETF, 종목코드: SHV)'에는 지난달 34억달러가 유입됐다.
미국의 근원 CPI 상승률 추이 [사진=트레이딩 이코노믹스] |
◆ 오르는 물가, 내리는 주식…단기채 매력 '상승'
단기채가 이처럼 인기를 끄는 데는 두 가지 이유가 더 있다. 물가상승률과 주식시장 변동성이다.
물가상승률이 올라가면 채권의 실질금리가 낮아지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속도도 빨라지기 때문에 장기채 투자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미국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 3월에 전년대비 2.1% 상승했다. 근원 CPI 상승률은 연준이 가장 주목하는 지표 중 하나다.
지난 11월 연준이 공개한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향후 수개월 내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도달할 것을 확신했다. 연준은 일단 3월을 포함해 올해 세차례 금리인상을 예고했는데,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빨리 2%에 도달할 경우 네 차례 인상도 가능하다고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주식시장이 이전보다 변동성이 높아진 것도 채권의 투자 매력을 키우는 요소다. 지난 9년간 지속됐던 주식시장 강세장이 얼마나 오래 갈지 모르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하루빨리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데이터트렉 리서치의 닉 콜라스 공동 설립자는 "만약 S&P500지수가 향후 2년 동안 매년 2.5%의 무위험 수익률을 낸다는 전제가 붙는다면 투자하겠는가?"라며 "과거 시장 수익률보다는 훨씬 적어 보이지만, 손실 위험도 없고 2% 물가상승률보다도 수익률이 높다. 여기에 혹하는 투자자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증시 약세론자들은 S&P500지수가 향후 10년간 3% 수익률도 못 낼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며 "2년물이 2.5%라면 주식 투자자들도 자산배분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sungs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