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0만대 이상 인기 모델 수두룩…신형 출시와 함께 도입 추진
[뉴스핌 = 전민준 기자] 포드‧지프‧캐딜락 등 미국 디젤차 국내 시장 진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자동차 환경‧안전기준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미국측 요구가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차 수입업체들은 규제로 들여오지 못했던 모델을 다시 판매리스트에 올리는 등 한국시장 공략에 분주하다.
◆ 3개월 이상 소요 인증절차 탓, 해외 인기모델 도입 실패
27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이 지난 2015년 9월 도입한 ‘유로6’ 디젤차 배기가스 규제로 국내시장에 진출하지 못한 미국차는 포드의 엣지(대형 스포으유틸리티차량)와 레인저(픽업트럭), 크라이슬러 지프의 컴패스(준중형 SUV) 등 3종이다.
이들 차종은 유럽이나 북미에서 연간 10만대 이상 팔리는 인기 모델이나, 까다로운 인증절차 탓에 국내에 못들어왔다. 유로6 기준 도입 전 국내 인증절차는 통상 1~2주 걸렸지만, 도입 후 기간은 평균 3개월 이상 소요됐기 때문이다. 또 서류보완이 반복될 경우엔 무기한 연기됐다.
실제 FCA코리아는 지난 2016년 10월, ‘신형 지프 체로키(디젤)’ 인증을 위해 교통환경연구소에 서류를 접수했지만, 보완자료 제출 지연으로 10개월간 인증이 보류됐다.
한국수입차협회 관계자는 “인증절차 장기화로 들어가는 비용을 감안했을 때 포기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본 모델이 적지 않다”며 “인증 간소화는 비용 절감과 가격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 환경 기준 완화로 인기 디젤차 도입 검토
한미FTA 개정안에 따르면 미국 내 환경‧안전기준만 통과해도 한국시장 진출이 가능, 수입할당량도 2만5000대에서 5만대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미국 수입차 업체들은 디젤차 라인업을 늘리는 게 가능해졌다.
지프 랭글러(중형SUV) 디젤이나 컴패스 디젤,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롱바디 등은 국내 출시를 계속 검토해 왔던 해외 인기 모델이다. 이외에도 규제로 인해 도입 검토 단계에 그친 세부트림도 10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캐딜락 관계자는 “높은 규제 장벽에 걸릴 것을 우려해 놓치고 있는 모델들이 꽤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미국차들이 라인업을 다각적으로 검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아울러, 환경기준 완화로 대당 약 1000만원의 인증비용을 절감, 가격경쟁력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포드 익스플로러(대형SUV) 경우 가솔린 엔진에 연비가 불과 7.9km/ℓ지만, 5000만원 대라는 가격을 내세워 매년 20%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 중이다. 경쟁 디젤차보다 1000만 원 이상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
포드코리아 관계자는 “지금까지 못 들여온 디젤 자동차를 저렴하게 내놓을 수 있는 기회 요인으로 보는 건 분명하다”며 “아직까지 결정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도 수입차 업체들은 가시적인 판매 증가로 이어지는데 2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완성차업체들의 디젤 신차 출시가 내년 본격 예정돼 있는 데다가, 크고 기름만 먹는다는 미국차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미국차 수입업체들이 세련되고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는 등 성과는 점차 가시화 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전민준 기자(minjun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