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물 국채 수익률 가파른 상승, 일드커브 평탄화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월가의 투자자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의 가속화를 점치고 있다. 당초 예상보다 올해 큰 폭의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19일(현지시각)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국채 선물 투자자들은 올해 세 차례의 긴축이 이뤄질 가능성을 80%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불과 1주일 전 66.3%에서 큰 폭으로 상승한 수치다.
워싱턴 D.C. 연준 본부의 독수리상 <사진=블룸버그> |
뿐만 아니라 연준이 올해 네 차례의 통화정책 정상화를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30%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정책 금리에 가장 민감한 것으로 알려진 2년물 국채 수익률의 가파른 상승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2년물 국채 수익률은 최근 2.43% 선에서 거래, 지난해 9월 말 1.26%에서 두 배 가까이 뛴 동시에 2008년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이후 최고치를 나타내고 있다.
버지니아 소재 파이낸셜 인사이트의 피터 애트워터 애널리스트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2년물 국채 수익률이 주식시장이라면 패닉에 해당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중국의 무역 마찰이 날로 격화되는 한편 시리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크게 고조됐지만 투자자들은 단기 금리 상승이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 지난 2월 초 이후 지속되는 뉴욕증시의 변동성 역시 연준 정책자들의 발목을 붙들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는 인플레이션의 상승 추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3월 핵심 소비자물가가 2017년 초 이후 처음으로 2.0% 선을 웃돌았고, 생산자물가 역시 같은 기간 시장의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상승했다.
전자상거래를 중심으로 한 소매 판매가 호조를 이루고 있는 데다 완전 고용 진입 후 임금인상이 가시화된 만큼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이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단기물 금리에 대한 투자자들의 전망이 상승한 데는 이 같은 배경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연준 정책자들이 워싱턴의 정책 리스크와 중동 사태보다 국내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을 통제하는 데 무게를 둘 것이라는 관측이다.
문제는 장기 금리에 대한 전망이 상승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중장기 실물경기에 대한 전망이 긍정적일 때 10년물 이상 장기 금리가 상승하게 마련이지만 최근 국채 수익률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지난 2월 인플레이션 공포에 3.0% 선 돌파를 저울질했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높아진 데 따라 2.7% 선에서 횡보하는 상황이다.
알리안츠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찰리 리플리 전략가는 FT와 인터뷰에서 “연준은 실물경기의 호조를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인플레이션 상승 신호에 대응해야 하는 쉽지 않은 과제를 떠안고 있다”며 “장단기 금리 차이가 크게 좁혀지면서 일드커브가 드러누운 것은 이를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