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이어 기준금리 인상
노보트니 총재 발언에 유로화 강세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예금금리 인상을 언급,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통화정책 정상화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유로화가 급등했고, 투자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행보를 지켜본 ECB 정책자들이 어떤 수순을 택할 것인지 주시하는 모습이다.
유럽중앙은행(ECB)<사진=블룸버그> |
10일(현지시각) ECB의 정책위원인 에발트 노보트니 오스트리아 중앙은행 총재가 예금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ECB는 디플레이션과 침체 리스크를 맞았던 유로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2014년부터 은행이 예치하는 예금에 대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다.
기준 금리를 제로 수준에서 유지하는 한편 예금 금리를 마이너스 0.4%로 떨어뜨려 민간 부문의 유동성을 확대, 꺼지는 인플레이션과 경기를 회생시키는 데 나선 것.
이날 로이터에 따르면 노보트니 총재는 기준 금리를 올리기 앞서 예금 금리를 20bp 가량 인상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기준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는 얘기다. 두 가지 금리를 동시에 올려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그는 말했다.
오는 9월로 자산 매입 프로그램의 종료를 앞둔 가운데 ECB가 본격적인 통화정책 정상화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유로존 경제가 디플레이션 리스크를 탈피한 데 이어 경제 지표 개선이 이어지면서 앞서 ECB는 월 600억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 규모를 300억달러로 축소한 바 있다.
올해 9월까지 연장한 양적완화(QE)를 추가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 투자자들은 의견을 모으고 있다. ECB 정책자들 역시 지난달 통화정책 회의 성명서에서 ‘필요한 경우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연장할 수 있다’는 문구를 삭제해 비전통적 통화정책의 종료에 무게를 실었다.
노보트니 총재의 금리 인상 발언이 전해지면서 유로화는 강한 상승 탄력을 받았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해 0.4% 상승, 유로/달러 환율이 1.2367달러에 거래됐다.
유로화는 엔화에 대해서도 0.6% 가량 뛰었고, 스위스 프랑화와 영국 파운드화에 대해서도 강보합을 나타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올해 중반 금리인상을 단행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다만 일부 경제 지표가 둔화되면서 ECB의 발목을 붙잡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이 집계하는 유로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1월 59에서 3월 55.2로 떨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해 2.3% 성장한 유로존 경제가 올해 1.0%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