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에만 해외투자액 1900억
[서울=뉴스핌] 박미리 기자 = 신한카드가 해외사업 기반을 다지기 위해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지급보증, 현지회사 인수에 약 1900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설립 후 계속 적자인 인도네시아 법인에 추가 투자를 예정했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인도네시아 법인인 신한인도파이낸스의 자본잠식을 해소하기 위해 조만간 증자를 할 계획이다. 신한인도파이낸스는 지속된 적자로 지난해 말 기준 순자산 -129억원을 기록,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따라서 증자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129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인도파이낸스는 신한카드가 2015년말 현지기업인 인도모빌과 합작 설립했다. 현지에서 할부·리스금융·카드 사업을 하는 회사이며, 신한카드 보유 지분은 '50%+1주'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해외사업은 안착까지 5년 정도 걸린다고 본다"며 "신한인도파이낸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고 투자 이유를 밝혔다.
신한카드는 올 들어 해외법인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올 1월 차입금리 인하를 위해 신한인도파이낸스에 288억원 규모 지급보증을 서줬고, 베트남 시장 4위 소비자금융회사인 푸르덴셜 베트남 파이낸스 컴퍼니 리미티드(PVFC)를 1614억원에 인수했다. 한 달새 해외시장에 19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입한 것이다.
이를 비롯해 현재까지 누적된 신한카드의 해외시장 직접 투자액은 2621억원에 달한다. PVFC 투자액이 1614억원으로 가장 많고, 신한인도파이낸스 835억원, 카자흐스탄 법인인 유한회사신한파이낸스 103억원, 미얀마 법인인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 69억원 순이다. 해외 투자액은 전업계 카드사 8곳 중 가장 많다.
◆ "신성장동력 확보위해 투자 지속"
신한카드가 해외사업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카드업계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법정 최고금리 인하, 가계부채 총량규제 등이 실시되고 조달금리가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이에 해외시장을 활로로 보고, 동남아 중심으로 진출을 가속화하는 중이다.
신한카드의 초기 성과도 나쁘지 않다. 올해 인수한 PVFC는 매년 100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는 회사로 알려졌고, 유한회사신한파이낸스는 지난해 6억원 흑자 전환했다. 신한베트남은행 카드사업부로 전개되는 베트남 사업은 별도 실적이 공개되지 않지만, 신한베트남은행이 지난해 470억원 흑자를 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비록 지난해 신한마이크로파이낸스가 2억원, 신한인도파이낸스가 301억원의 순손실을 냈지만, 신한카드는 올해 마이크로파이낸스의 흑자 전환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신한카드는 인도네시아 사업은 '전략 수정'을 통해 수익 창출에 매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인도네시아 신용카드 시장이 아직 성숙되지 못했다고 판단해, 당분간 신한인도파이낸스의 카드사업 진출 속도를 조절하기로 했다. 대신 신한인도파이낸스가 강점이 있는 할부·리스금융에 주력해 적자폭을 줄이는 것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해외시장에서 적자를 흑자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일정 부분의 적자는 감수하고 가야한다"며 "해외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소비자금융업을 영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