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경쟁에서 수의계약 전환..이르면 내달 주민동의 투표
현대산업, 정비사업 경쟁력 도약할 기회..최고단지 만들 것
[뉴스핌=이동훈 기자] 재건축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반포주공1단지 3주구가 현대산업개발의 품에 안길 전망이다.
작년 말부터 시작한 시공사 선정 입찰이 세 차례 유찰되자 조합측이 수의계약으로 공사를 담당할 건설사를 찾겠다는 입장이다.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한 현대산업도 시공사 참여에 의지가 강해 양측 간 이견 조율을 거쳐 계약 절차를 밟을 공산이 크다.
1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조합은 이르면 내달 수의계약 형식으로 현대산업개발과 시공사 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조합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이 3차례 무산됐는데 더 입찰을 진행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게 주민 분위기”라며 “시공사 참여를 원하는 건설사와 세부 조율을 거친 뒤 주민 동의를 구해 선정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에는 시공사 입찰이 두 차례 이상 무산되면 수의계약이 가능하도록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공정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일반 경쟁을 우선하지만 유찰이 장기화할 경우 정비사업 진행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진행한 첫 시공사 입찰에는 현대산업만 참여해 유찰됐다. 올해 1월, 4월에 진행한 입찰도 결과는 같았다. 경쟁 입찰은 건설회사 2곳 이상이 참여해야 유효한 것으로 인정된다.
시공권은 현대산업에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주민들 입장에선 마땅한 대안이 없고 현대산업개발이 사용 중인 ‘아이파크’ 브랜드의 인지도도 낮지 않아서다. 수의계약을 맺기 위해선 조합원의 반수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조합원의 60~70% 정도가 수의계약과 현대산업개발 시공사 참여에 동의하고 있어 이 부분도 해결됐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현대산업의 의지도 강하다. 지난 2000년대 초반 강남구 삼성동 ‘아이파크’ 이후 강남에서 200~300가구 규모 소규모 재건축만 수주했을 뿐 대표적인 수주 실적이 없다. 강남 주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로 이름을 올리지 못해서다. 일반적으로 삼성물산 ‘래미안’과 GS건설 ‘자이’, 현대건설 ‘힐스테이트’가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로 꼽힌다.
현대산업은 반포주공1단지 3주구를 차지해 강남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건설사로 한 단계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내보이고 있다. 이 회사는 이미 3년여 전부터 공사 수주를 위해 홍보를 시작했다. 앞서 입찰한 3차례 모두 단독으로 참여한 바 있다. 설계와 조경, 이주비 지원을 비롯한 세부 사항에서 조합원과 협의해야 하지만 큰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시공사 참여에 발을 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산업 관계자는 “강남 최대어 중 하나로 꼽히는 반포주공1단지 3주구를 수주하면 정비사업에서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공사 수익성을 떠나 재건축 후 최고의 아파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전사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단지는 지하철 9호선 구반포역 남쪽에 붙어 있다.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평가되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와 마주보는 구조다. 전용면적 72㎡ 1490가구에서 최고 35층, 17개동, 2091가구로 탈바꿈하다. 공사비는 8087억원으로 책정됐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