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 제약사 직원 중 남녀 직원 비율 7대 3
여성 임원 비중은 8%…다국적사 53% 대조
[뉴스핌=김근희 기자] 국내 제약업계의 '유리천장'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국내 제약사 3곳 중 1곳 비율로 여성 임원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 제약사 전체 여성 임원 비중은 8.1%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들의 여성 임원 비중이 53%인 것을 고려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18개 제약사의 등기·미등기 임원은 총 367명으로 집계됐다. 그 중 여성 임원은 30명, 남성 임원은 337명이다. 전체 임원 중 여성 임원 비중이 8.1%에 그쳤다. 제약사의 지주회사와 바이오 기업 등은 집계에서 제외했다.
18개 업체의 전체 직원 수는 2만1608명이고, 남성과 여성의 비율은 7대 3이다.
여성 임원이 있는 제약사는 한미약품, GC녹십자, 광동제약 등 12곳뿐이다. 유한양행, 제일약품, 동아에스티, 일동제약, 일양약품, 안국약품 등 6곳은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다.
여성 임원이 가장 많은 제약사는 한미약품이다. 전체 임원 37명 중 7명이 여성 임원으로 집계됐다. 여성 임원이 4명 있는 한독과 보령제약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그나마 있는 여성 임원 중 상당수는 오너일가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여성 임원 30명 중 오너일가 출신은 6명이다. 비중으로 따지면 여성 임원의 20%가 오너일가 출신이다.
대원제약의 유일한 여성 임원은 백승호 회장의 모친인 김정희 이사뿐이다.
여성 임원이 2명 있는 삼진제약, 동화약품, 광동제약의 경우 이 중 한 명은 오너일가 출신이었다. 삼진제약 최승주 회장의 딸 최지현 이사,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의 딸 윤현경 상무, 최성원 광동제약 부회장의 모친인 박일희 명예회장 등이 임원으로 올라와 있다.
보령제약의 경우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의 딸인 김은선 대표가 회사의 수장을 맡고 있다. 한미약품의 임성기 회장 딸 임주현 부사장은 미등기임원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의 경우 업력이 오래돼 보수적인 문화가 강하다"고 말했다.
반면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들의 경우 여성 임원 비율이 53%에 이르렀다.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에 따르면 글로벌 제약사의 여성 고용인원 비율은 45%, 여성 임원의 비율은 약 53%를 기록했다.
배시내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 이사는 "다국적 제약사들의 경우 다양성을 중시한다"며, "다른 업계의 기업과 비교했을 때도 여성 임원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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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Newspim] 김근희 기자 (k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