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등 '큰손' 자금 유입까지 1~2개월 소요
BM지수 변경시 기금운용위원회 의결 등 절차 간소화 필요
[뉴스핌=최주은 기자] KRX300지수를 활용한 상품이 잇달아 출시되면서 코스닥시장이 활력을 되찾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KRX300 지수를 활용한 상품에 연기금과 같은 자금이 유입되려면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 삼성, 미래에셋 등 6개 자산운용사는 오는 26일부터 KRX300 지수를 기초로 한 상장지수펀드(ETF)를 총 6216억원 규모로 선보인다. 같은 날 선물과 코스닥150옵션도 상장한다.
KRX300지수는 코스닥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거래소가 코스닥 종목 비중을 높여 새로 개발한 통합지수다. 코스피 237개와 코스닥 68개를 합친 305개 종목으로 구성됐다.
앞서 출시한 KRX300 인덱스 펀드는 현재까지로 봤을땐 시장 반응이 저조하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펀드 출시 이후 지난 20일까지 KRX300인덱스 펀드 설정액은 486억원 규모다. 같은 기간 KOSPI200인덱스 펀드 설정액이 528억원임을 감안하면 자금 유입이 더디다.
여기에 올들어 코스피200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0.57%로 KRX300지수 1.07%보다도 낮다. KRX300의 수익률이 더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편드로의 자금 유입이 적은 것이다.
<사진=한국거래소> |
이에 업계에선 펀드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를 든다. 유명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KRX300 지수를 활용한 펀드가 도입 단계”라며 “출발하는 시점이어서 자금 유입이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관련 파생상품 출시가 늦어진 점과 상품 차별성이 없는 것도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지수와 관련된 파생상품이 곧바로 출시됐어야 했는데 시간차를 두다 보니 기대감이 낮아졌다”라며 “상품이 연이어 출시되고 있으니 점차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 ETF나 KRX300 선물, 코스닥150 옵션 같은 관련 파생상품이 후속 출시되면 이들 상품과 인덱스 펀드가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긍정적인 기대가 있다. 지수 수익률이 선방하고 있는데다 상품 라인업까지 확장되면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유 연구원은 “KRX300 지수에는 최근 핫한 헬스케어 관련 종목을 포함한 코스닥 시가총액이 큰 기업들이 포진돼 있다”며 “ETF나 선물시장이 커지면 인덱스 펀드 시장도 함께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 연구위원도 “작년 하반기부터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흐름이 좋았다”며 “코스닥 활성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KRX300에 기관자금 유입이 예상되면 관련 상품이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만 연기금 등 이른바 ‘큰 손’이 유입되기까지 시간이 더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금이 투자처를 변경하려면 별도 내부 심사과정인 기금운영위를 거쳐야 한다”며 “코스닥 시장이 활성화되고 관련 지수 및 상품으로 자금을 끌어들이려면 이 같은 제약사항이 간편해지거나 없어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기금에서 BM지수를 바꾸는 등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관련 지수 및 상품으로의 원활한 수급은 빨라야 4월에서 5월은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최주은 기자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