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상장 이후 불법 행위 적발에 중점"
"상장 증권 주관사 역량 부각되는 시대"
[뉴스핌=이광수·김민경 기자] "상장 문턱을 낮춘다지만 이후 문제가 발생해 투자자보호 이슈가 부각되면 다시 움츠려들지 않겠어요. 퇴출 역시 강화한다는데 소액주주 반발 등 여러 상황을 감안하면 애초 계획대로 추진하는데 애로가 꽤 많을 겁니다."
최근 정부가 코스닥시장의 진입 퇴출을 강화해 시장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히자 투자자들과 시장 관계자들은 활성화 정책에 기대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이 같은 우려도 표했다. 앞서 동양그룹 CP(기업어음), 중국고섬 사태 등 다양한 이슈들이 투자자보호에 대한 이슈와 맞물리며 혼란을 겪었다.
사실 기업들이 이전보다 완화된 기준으로 상장했을때 생길 수 있는 변수와 리스크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결국 투자자 보호 이슈로 연결될 경우 정책당국의 스탠스가 보수화되고, 결국 높은 리스크를 지닌 기업들의 상장이 재차 어려워지지 않겠냐는 우려다.
일단 기업을 발굴해 상장에 이르게 하는 증권사 기업공개(IPO) 실무자들과 거래소 관계자들의 경우 아직까지 변화된 상장기준이나 IPO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 주관사 입장에선 리스크가 높은 기업을 상장했을때 생길 수 있는 평판 리스크 우려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정부정책 발표이후 아직까지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IPO와 관련, 변화된 기준을 마련한 곳은 거의 없었다.
◆ 금융당국 "상장 이후 불법적 요소 걸러낼 것"
금투업계에선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대책을 두고 상징적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당장 상장기업 수가 크게 늘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증권사 IPO 관계자자들은 "상장 요건이 완화됐다고 해서 주관사나 한국거래소에서 심사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어서 표면적으로 크게 바뀌는 것이 없다"며 "주관사 입장에선 문제가 있을 수 있는 기업들을 상장했을때 올 수 있는 평판 하락 혹은 당국 제재 등의 리스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응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상장 이후 불법적인 요소를 걸러내는데 집중하겠다는 입장. 안창국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투자자 보호 대책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상장 요건만 완화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다만 (사후 문제가 됐을때) 거래소에 상장 책임을 묻는 것이 아니라, 상장 유지 과정에서 불법적인 요소를 걸러내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당국 목표는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면서도 상장 기업자금 조달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라며 "이런 조화를 계속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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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장 주관사 역량 부각되는 시대될 것"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 상장 초기 단계에서 기업들을 잘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증시 상장 허들 낮추는 것은 전세계적인 추세다. 상장 문턱을 낮출 필요는 있다고 본다"며 "다만 부실기업까지 들어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곤란하다. 결국 주관사에서 얼마나 제대로 스크리닝(선별)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보다 주관 증권사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도 전했다. 황 실장은 "개별 기업 실사를 담당하는 것은 증권사 주관사들"이라며 "거래소가 상장실질심사를 하기는 하지만 기업을 실제로 들여댜보는 것은 증권사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IPO 담당 임원들 역시 앞으로 주관사의 능력이 부각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학계에선 상장 이후에는 상장을 쉽게 한 만큼 퇴출도 쉬워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전상경 한양대학교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투자자를 완벽하게 보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가장 합리적인 투자자 보호 대책은 상장 문턱을 낮춘 만큼 퇴출 문턱도 낮추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 밖에도 정보 공개 기능 강화도 중요하게 다뤄졌다. 이성복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상장요건을 낮춘 만큼 균형을 잡으려면 정보 공시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며 "다만 정보가 충분히 공개된 상황이라면 투자 손실이 발생해도 더 이상 시장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금융당국이 할 수 있는 일은 원칙적으로 없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뉴스핌 Newspim] 이광수·김민경 기자 (egwang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