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1억1000만달러 순유입..왕자의 난에 냉각됐던 투심 회복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사우디 아라비아의 주식펀드로 뭉칫돈이 유입,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석유업체 아람코의 기업공개(IPO)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축소된 데다 국제 유가가 안정을 보인 데 따른 반응으로 풀이된다.
부채 척결을 주도한 사우디 왕세자 모하마드 빈 살만 <사진=블룸버그> |
사우디 증시는 연초 이후 주요 이머징마켓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 투자자들의 신뢰 회복을 반영했다.
15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EPFR 글로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7일 사이 사우디 주식펀드로 순유입된 신규 자금이 1억10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관련 펀드의 순자산 대비 7%에 해당하는 규모다. 뭉칫돈이 밀려든 데 따라 사우디 증시는 올들어 7% 이상 급등하며 주요국 증시보다 높은 성적을 거뒀다.
지난해 이른바 ‘왕자의 난’으로 인해 급랭했던 투자 심리가 올들어 강력한 턴어라운드를 이룬 것은 국제 유가가 탄탄한 오름세를 지속한 데다 아람코의 IPO 기대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비전 2030’으로 지칭한 사우디의 자산 다변화 움직임과 경기 회복 역시 투자 매력을 높인 요인으로 꼽힌다.
모간 스탠리의 중동 및 북아프리카 담당 대표인 새미 케일로는 CNN머니와 인터뷰에서 “정부 주도의 자산 및 경제 다변화가 사우디의 경제 펀더멘털을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부정부패 행위에 대한 엄격한 단속을 포함해 ‘비전 2030’이 이미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 업계 애널리스트의 판단이다.
MSCI의 사우디 증시를 이머징마켓으로 승격시키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도 정부 측의 경제 개혁에서 비롯된 결실이라는 분석이다.
HSBC는 증시 승격이 이뤄질 경우 17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사우디 증시로 밀려들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아람코의 IPO 시기가 여전히 미정이지만 발 빠른 투자자들은 보다 구조적인 호재를 겨냥해 적극적인 ‘사자’에 나서는 모습이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