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이홍규 기자]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대북정책조정관을 지냈던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차관이 현재 운전석에 앉아 있는 사람은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라고 말했다.
미국 핵 협상 대표로 이란 핵 합의를 이끌었던 셔먼 전 차관은 12일(현지시간) CNN뉴스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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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디 셔먼 전 미 국무부 차관 <사진=블룸버그통신> |
셔먼 전 차관은 "그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지도자인 미국 대통령과 같은 방에서 마치 동등한 인물처럼 앉을 수 있게 됐다"며 "따라서 그는 이미 자신의 입장에서 주요 목표를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북 특별사절단으로 방북했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주 백악관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초청을 받아들여 오는 5월까지 만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현직 미국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 간에 사상 첫 회담이 열리게 되는 셈이다.
정 실장은 북한이 향후 핵미사일 실험을 그만두고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이에 셔먼 전 차관은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서두를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만남'뿐이라도 미국이 대화에 들어가게 된 걸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대화가 전쟁보다 확실히 낫다"고 덧붙였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대북 특별 보좌관을 지냈던 셔먼은 지난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미 국무장관과 북한을 방문했다.
셔먼 전 차관은 양측의 대화 의지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도 잘못된 접근을 하게 되면 실패로 끝난 외교적 노력은 전쟁의 구실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가장 큰 위험은 대통령과 그의 팀이 그들이 원하는 것을 모두 얻지 못해 희망이 없다고 해버려 전쟁의 전제조건을 정말로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셔먼 전 차관은 "대통령이 미국이 원하는 대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아마도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것이며, 아마 전쟁에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