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환경부 2차 계획 기간 운영방침 행정예고
시멘트, 온실가스 배출권-생산량 직결돼 예의 주시
유상할당 업종 지정 범위에 산업계 관심↑
[뉴스핌=민경하 기자]시멘트 업계가 다가오는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계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6일 환경부는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배출권거래제 2차 계획 기간 운영에 필요한 지침의 제·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발표는 유상할당 업종 선정 기준과 할당방식, 기간 등의 내용을 담았다.
정부는 2015년 파리협약 때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의 37%를 감축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목표를 맞추기 위해 기업에 할당 범위 내에서 배출행위를 허용하고, 남거나 부족한 배출권을 타 기업과 거래할 수 있게 하는 배출권거래제를 도입했다.
또한 1·2·3차 계획 기간을 두어 제도를 안착시키고, 무상할당 비율을 100%에서 점차 줄여나가는 계획을 세웠다. 이번 2차 계획 기간에는 유상할당 업종을 선정해 할당량의 3%를 업체 간 경매를 통해 유상으로 할당하게 된다.
◆배출권 수요 높은데… 거래 불확실성 '우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이런 상황에서 시멘트 업계는 앞으로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권이 생산량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시멘트는 석회석을 가열해 작아진 입자에 여러 물질을 추가해 만든다. 문제는 석회석을 가열할 때 화석연료를 태우기 때문에 많은 양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환경부에 따르면, 2016년 업종별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시멘트업계는 4613만톤을 기록하며 철강·석유화학에 이어 업계 3위 온실가스 배출량을 기록했다. 이처럼 시멘트업계는 온실가스 배출권이 많이 필요한 대표적인 업종이다.
시멘트업계의 걱정은 배출권 거래제의 불확실성에 있다. 지난 1차 계획 기간 중 온실가스 배출권은 톤(t)당 2만8000원까지 치솟은적도 있다. 첫 시행이라 배출권에 대한 수요가 많았던 건 사실이지만, 업계에서는 가격이 지나치게 올랐다는 분석이다.
당시 상황에 대해 시멘트업계 한 관계자는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배출권이 생겨도 나중을 대비해 시장에 내놓지 않은 기업이 많았다"며 "생산을 위해 배출권이 필요했던 시멘트업계에서는 힘들었던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시멘트, 온실가스 배출량 3위… 유상할당 충격 우려
또한 유상할당 업종 지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부는 수출 비중이 높거나 업종 특성상 배출가스 비중이 높은 업체는 기준에 따라 유상할당 업종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무상할당 기준은 각각 무역집약도 30% 이상, 생산비용발생도 30% 이상인 업종이나 무역집약도가 10% 이상이면서 생산비용발생도가 5% 이상으로 제시되어 있다.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제2차 계획기간 국가 배출권 할당계획 중 유상할당 <자료=환경부> |
환경부는 3월부터 업종 별 무역집약도와 생산비용발생도를 산정해 6월에 무상할당 업종을 확정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무역집약도가 낮은 시멘트 업종이 제외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지만, 업계에서는 지나친 추측이라 주장한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대상업종 기준에 무역집약도만을 가지고 유상·무상이 결정되는게 아니다"라며 "생산비용 발생도 기준도 있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직 6월에 예정된 2차 계획 기간 할당이나 2030 온실가스로드맵의 구체적인 사항들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정책 방향이 잡히면 그에 맞춰 대응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만약 시멘트 업종이 유상할당 업종에 지정되면, 예상 유상할당량은 약 370만톤 수준이다. 1차 계획 기간에도 할당량이 부족했던 것을 감안하면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 관계자는 "산업계와 지난 1월부터 많은 의견을 수렴하면서 논의하고 있다"며 "새로 실시하는 무상할당 기준, 경매 방식에 대해서는 대화를 통해 점차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지역자원시설세' 법안에 대한 관심도 모이고 있다. '지역자원시설세'는 환경오염 같은 피해를 유발하는 시설에 세금을 부과하는 법안으로, 지난 16년에 발의된 개정안에는 시멘트 생산량 1톤당 1000원씩 부과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일각에서는 통과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지만, 만약 통과될 경우 시멘트 업계에 미치는 파장은 클 전망이다.
[뉴스핌 Newspim] 민경하 기자 (204mk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