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글 장주연 기자·사진 이윤청 기자] ‘먹는 것이야말로 인생’이라던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만화 ‘리틀포레스트’가 스크린에 펼쳐졌다. 영화로 만들어진 건 일본에서 개봉한 ‘여름과 가을’(2014), ‘봄과 가을’(2015) 시리즈에 이어 두 번째. 전편과 달리 이번에는 한국적 정서와 색을 가득 입혔다.
배우 김태리(28)가 신작 ‘리틀포레스트’로 또 한 번 극장가를 찾았다. 임순례 감독의 손을 거쳐 재탄생한 이 영화는 시험, 연애, 취업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혜원이 고향으로 돌아와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았다. 극중 김태리는 타이틀롤 혜원, 원작 속 이치코를 연기했다.
“‘원작 주인공이 이러니까 이렇게 하자’ 식의 접근은 안했어요. 그냥 한국적으로 각색된 시나리오를 들고 그거부터 시작했죠. 또 저는 원래 연기할 때 캐릭터가 어떤 삶을 살았느냐를 많이 생각해요. 그래서 엄마와의 관계에 대해 저 스스로 구체화하려고 노력했죠. 시나리오에 있는 부분을 조금 더 명확하게 상상해 가면서 접근했어요.”
혜원을 연기하면서 김태리가 신경을 기울인 부분은 또 있다. 여백을 메우는 일. ‘리틀포레스트’는 유난히 배우들의 대사량이 적다. 그로 인한 빈자리는 혜원의 내레이션이 대신한다.
“말을 하지 않고 시간을 채워나간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후시 녹음할 때도 힘들었죠. 내레이션이 혜원처럼 보여야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전체에 너무 많이 깔려있어 톤 조절이 쉽지 않았거든요. 너무 쳐져도 튀어도 안되니까요. 그래서 여러 번 해봤어요. 처음에는 되게 어두운 톤으로 잡다가 점점 높여가면서 적절한 선을 찾았죠.”
그럼에도 쉽게 촬영할 수 있었던 이유는 김태리와 혜원의 맞닿은 점이 유난히 많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닮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다른 점이 딱히 없다”며 활짝 웃었다.
“혜원이는 상처, 스트레스, 고민을 남들과 공유하지 않고 혼자 힘으로 해결하려는 성격이에요. 그 부분이 저랑 가장 비슷하죠. 독립성이 강하고 잘하는 걸 인정받고 싶어서 자존심을 부리는 점도 닮았고요. 아, 친구들한테 돌직구를 던지는 것도 그래요. 그래서 은숙(진기주)처럼 제게 화내는 친구가 있거든요. 이번에 반성을 많이 했죠(웃음).”
‘리틀포레스트’를 말하면서 ‘힐링’에 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촬영 중에, 그리고 지금의 김태리를 치유해주는 건 무엇인지 궁금했다.
“‘리틀포레스트’에서 받은 가장 큰 힐링은 또래 배우들과 합을 맞춘 거예요. 가장 즐겁고 소중한 선물이자 축복이었죠. 같이 촬영하는 것도, 또 촬영이 없을 때 같이 평상 위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너무 즐거웠어요. 실제로도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에게 힐링 받아요. 또 집에 있는 두 마리의 고양이와 등산이 제 힐링이죠.”
그리고 또 다른 그의 힐링은 연기다. 차기작은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김태리의 첫 드라마다. 올 7월 방송을 목표로 현재 촬영에 한창이다.
“드라마는 지금 촬영 중이에요. 처음이라 이게 잘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죠(웃음). 영화라는 확실히 다르더라고요. 편하게 촬영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감독님, 작가님, 선배 배우들 믿으면서 열심히 하고 있죠. 올해 바람이요? 글쎄요. 딱히 없어요. ‘리틀포레스트’의 흥행? 그거 말고는 ‘미스터 션샤인’의 흥행?(웃음)”
[뉴스핌 Newspim] 글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사진 이윤청 기자 (deepblu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