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오영상 전문기자]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총재의 재임을 기본 축으로 하는 일본은행(BOJ)의 새 체제가 정해지면서, 현행 금융 정책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지고 있다
하지만 외환시장에서는 인사 보도 후 한층 엔고가 진행되고 있어 추가 완화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란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고 19일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블룸버그가 이코노미스트 26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인사에 따라 정책 변경 시기에 변화가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23명이 ‘없다’고 응답했다.
나카소 히로시(中曽宏) 부총재의 후임인 아마미야 마사요시(雨宮正佳) BOJ 이사는 2013년 4월 이(異)차원 양적 완화의 도입 이래 구로다 총재의 측근으로서 금융 완화 노선을 지지해 왔다. 이와타 기쿠오(岩田規久男) 부총재의 후임인 와카타베 마사즈미(若田部昌澄) 와세다대학 교수는 이와타 부총재와 마찬가지로 경제 정책으로서 금융 정책을 중시하는 리플레(금융 완화로 완만한 인플레이션을 발생시켜 경기를 활성화하는 것)파(派) 학자이다.
구로다 총재의 재임에 더해 아마미야 부총재, 와카타베 부총재가 임명되면서 현행 노선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바클레이즈증권의 야마카와 테츠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융 정책 운영의 계속성과 금융시장 안정성을 중시한 인사”라며, “거의 예상대로다. 전혀 위화감은 없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올해 7~9월 장단기 금리 조작의 수정을 예상하고 있지만 이번 인사에 따른 변경은 없을 것으로 내다 봤다.
리플레파 진영에서는 인사를 높게 평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증권 경기순환연구소의 시마나카 유지 소장은 “절묘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금융 완화 출구 전략의 실무에 능통한 아마미야 이사가 부총재가 되면서 물가 목표 달성 정도에 따라 출구 전략을 추진하는 한편, 엔고가 진행될 경우에는 와카타베 부총재 주도로 금융 완화를 강화할 수 있어 폭 넓은 정책 선택 여지를 뒀다는 평가다.
BOJ의 새 체제를 이끌 3인방. 왼쪽부터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 아마미야 마사요시 부총재, 와카타베 마사즈미 부총재.<사진=일본은행,와세다대학교> |
◆ 와카타베 부총채에 대해선 평가 엇갈려
와카타베 부총재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시티그룹증권의 무라시마 기이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양적 완화 효과를 강조한 전임 이와타 부총재가 사실상 정책 결정에는 영향력을 갖지 못했다”며, “와카타베 부총재의 기용으로 BOJ의 금융 완화 지향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하기는 어렵고 정책 운영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UBS증권의 아오키 다이주 일본지역 최고투자책임자는 “리플레파인 와카타베 부총재의 기용에 의해 올해 후반으로 봤던 장기금리 목표 인상이 2020년까지 미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역으로 올해 후반으로 예상되는 소비세 인상 대책인 추경예산 편성에 맞춰 국채 매입이 일시적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크레디스위스증권의 시라카와 히로미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와카타베 부총재 인사가 정부로부터의 메시지라면 정치적 개입이 강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환율이나 세계 경제의 전개 방향에 따라서는 “BOJ가 추가 완화에 나서는 시기가 빨라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토추경제연구소의 다케다 준 수석 연구원은 “이번 인사로 정책 변경 시기에 변화는 없겠지만, 급속한 엔고에 의해 장기금리 목표 인상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달러당 100엔 이하로 엔고가 진행되면 추가 완화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 봤다.
[뉴스핌Newspim] 오영상 전문기자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