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영화관·공연 등 찾아 즐겨...명절 스트레스 없어
[뉴스핌=김준희 수습기자] #서울 은평구에 사는 취업준비생 조아라(29) 씨는 이번 설 연휴에 고등학교 동창들과 모임을 가진다. 조 씨의 고교 친구 대다수가 연휴 내내 서울에 그대로 머무르기 때문. 가족과 함께 사는 조씨 역시 따로 친척집 방문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저는 자기소개서를 써야 하고, 시험 준비하는 친구는 (설 연휴 무휴인) 스타벅스에 가서 공부한다고 하더라고요.”
#대전 유성구에 사는 차윤제(30) 씨 일정도 별다르지 않다. 설 당일(16일) 대전 내 할머니 댁에 들를 뿐 타지 방문 계획은 없다. 대신 차 씨는 하루에 한 명 이상의 지인을 만날 예정이다. 다른 지역에서 고향으로 넘어오는 지인들이 대부분이다. 차 씨는 설 당일에도 영업하는 카페를 찾기 위해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 #설연휴 #무휴 등을 열심히 검색했다.
조이라씨와 차윤제씨는 혼설족(혼자 설을 보내는 사람들)이다. 혼밥족·혼술족에 이은 또 다른 ‘혼자 놀기’ 신인류다. 조씨는 앞서 지난해 추석에도 커피숍에서 혼자 독서를 즐겼다. 주변에 책 읽으러 온 손님이 많아 외로울 틈도 없었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특히 커피숍은 독서를 함께 즐길 수 있고, 지인과 만나 부담 없이 향할 수 있는 곳이다. 공부를 목표로 한 사람들도 연휴만큼은 문 닫은 도서관 대신 커피숍을 찾는다. 은평구 은평한옥마을에 위치한 커피숍의 경우 북한산을 배경 삼아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혼설족들은 일가친척을 만나러 먼 길 여행을 떠나기보단 가까운 휴식처에서 자기계발과 힐링을 즐기면서 각종 잔소리를 들어 발생하는 명절 스트레스도 피한다.
문화를 사랑하는 혼설족에게는 영화관만한 시설도 없다. 고광일(31) 씨는 “친구들과 부어라 마셔라 하다가도 낮에 정신이 들면 영화 보러 간다”고 말했다. 사람이 모이는 큰집에 살면서도 혼설족을 자처한 고 씨는 자칭타칭 영화마니아다.
그가 혼설족을 위해 추천한 영화관은 번잡한 멀티플렉스 대신 조용한 아트하우스. 서울에선 광화문 씨네큐브와 이대 아트하우스 모모 등이 명절에도 쉬지 않고 필름을 돌린다.
설연휴 혼설족을 위한 공연도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추천한 ‘설 연휴 혼자 봐도 즐거운 공연 4선’ 대표적이다.
유쾌발랄 로맨스 뮤지컬 '레드북'과 세계 4대 뮤지컬로 불리는 '캣츠' 내한공연, 동성애를 넘어 인류애를 표현하려 한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와 코믹 수사 추리극 '쉬어매드니스' 등이다.
휴가를 위해 멀리 떠나는 대신 가까운 곳에서 힐링을 즐기는 호캉스(호텔+바캉스)도 있다. 세계 일주를 경험한 이세림(34) 씨도 이번 설 연휴엔 친구와 함께 호캉스를 즐길 예정이다.
<출처=게티이미지뱅크> |
[뉴스핌 Newspim] 김준희 수습기자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