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한정석이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레드북' 프레스콜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윤청 수습기자 deepblue@ |
[뉴스핌=양진영 기자] 뮤지컬 '레드북'의 한정석 작가와 아이비가 최근의 페미니즘 열풍과 맞닿은 작품의 메시지를 언급했다.
8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는 뮤지컬 '레드북'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아이비, 유리아, 박은석, 이상이, 지은석, 홍우진 등 배우들을 비롯해 오경택 연출, 한정석 작가, 이선영 작곡가가 참석했다.
이날 한정석 작가는 "처음엔 야한 얘기를 쓰는 여자 얘기를 해보면 어떨까 했다. 보수적인 시대일 수록 그 여자가 겪는 어려움과 갈등이 커질 수 있겠다 싶었다"면서도 "초기엔 페미니즘이나 그런 문제가 부각된 적이 없었다. 용어만 알지 사회적 현상으로 대두되지 않았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제가 여성 작가의 입장에서 글을 쓰다 보니 차별이나 부당한 처우들이 보였다. 거기에 눈을 뜨면서 또 신기하게도 사회적으로도 그런 목소리가 나오고 부당한 문제들이 지적됐다. 구성은 진작에 끝냈지만 대사나 가사에 그런 부분에 부합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서 최종 마무리를 지었다"고 최근의 분위기의 영향을 받았음을 털어놨다.
특히 1년여 전부터 이슈가 된 문단 내 성폭력 문제를 두고도 "저도 문예창작과 출신이고 작가 친구들이 많이 있다. 지금 사회적 현상으로 나오고 있지만 기존에도 부당하다는 생각들이 많이 있었다. 그런 것들이 작품에도 담기지 않았나 한다"고 말했다.
배우 아이비가 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레드북' 프레스콜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이윤청 수습기자 deepblue@ |
아이비는 "여성의 인권이나 차별대우에 관해 부끄럽게도 깊게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요즘엔 사회적으로 이슈가 많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고 글도 읽어볼 기회가 있었다. 레드북을 하면서 사회적으로 여성들이 겪는 차별을 더 알고 느끼게 되는 것 같다"고 솔직히 말했다.
이어 "여자가 차별받는다기보다 우리 모두의 얘기가 될 수 있다. 여자든 남자든 편견이나 차별에 대한 얘기도 될 수 있다. 많은 분들이 보시고 용기와 꿈을 갖게 되지 않을까 한다"라면서 기대했다.
뮤지컬 '레드북'은 영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19세기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슬플 때마다 야한 상상을 한다'는 엉뚱하지만 당당한 여성, 안나의 이야기를 담았다. 독특한 캐릭터와 탄탄한 이야기, 명넘버가 어우러져 '창작산실' 공연 당시 관객들의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지난 6일 개막한 '레드북'은 오는 3월 30일까지 세종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