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 "절차대로 할 뿐 큰 영향 없다"
[뉴스핌=김지나 기자] 삼성중공업이 유상증자를 앞두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석방됐다. 업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석방이 삼성중공업 유상증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은 "유상증자는 절차대로 진행할 뿐 큰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출소 후 사업 관련 현안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이 출소한 후 반도체 등 대규모 사업에 대한 투자도 구체화되고 있다.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이형석 기자 leehs@ |
이러자 이 부회장의 석방이 삼성중공업의 유상증자에 미칠 영향도 관심사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26일 이사회를 열고 1조562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결의했다.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신규 발행 주식수는 2억 4000만주다.
삼성중공업 유상증자 승패의 열쇠는 삼성전자의 유상증자 참여 여부다. 삼성중공업은 20% 넘는 지분을 삼성 계열사에서 보유하고 있고, 그 중 삼성전자가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다.
현재 삼성중공업의 최대주주는 삼성전자로 지분 16.19%를 보유하고 있고, 삼성생명(3.24%), 삼성전기(2.29%) 등이 주식을 가지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수장인 만큼 본격적으로 경영에 복귀한다면 삼성전자 의사결정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나름대로 이사회를 거쳐 결의를 하면 유상증자에 참여를 하는 것"이라며 "정해진 절차대로 진행될 뿐 이재용 부회장 석방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또 이 부회장은 삼성중공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에는 참여할 수 없다. 하지만 실권주가 발생하면 일반 공모에는 참여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이 부회장은 자본잠식에 빠진 삼성엔지니어링이 유상증자를 추진할 당시 책임 경영 차원에서 미청약분의 일반 공모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계열사 유상증자에 힘을 보탠 바 있다.
당시 상황은 불황 등으로 삼성엔지니어링 유상증자가 흥행에 실패할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선언이 결정적으로 작용해 삼성엔지니어링은 실권주 없이 유상증자에 성공했다. 이 부회장은 실권주가 나오지 않아 참여의 기회가 없었다.
2016년 삼성엔지니어링에 이어 진행된 삼성중공업의 1조원대 유상증자 역시 이 부회장의 도움 없이 청약에 성공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당시 삼성엔지니어링은 자본잠식에 빠진 상황였고 현재 삼성중공업의 상황과 많이 다르다"면서 "우리는 당시에도 이 부회장 도움 없이 구주주 청약으로 청약에 성공했고, 이번에도 성공적으로 끝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김지나 기자(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