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는 인적 없고 상인들 한숨도 여전.."유커 늘고 있지만.."
"中 사드보복 2월부터 완화될 것" 정부 장담 무색
올림픽·월드컵 등 대형이벤트 때 일반관광객은 줄어
[뉴스핌=김세혁 기자·박진범 기자] “2월부터 풀린다고요? 전혀요!”
중국 사드보복으로 얼어붙은 우리 경제가 곧 풀릴 것이라는 정부 예측이 나왔지만 서울 도심 분위기는 여전히 냉랭하기만 하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2월 훈풍'을 장담한 다음날인 1일 만난 소상공인들은 사드보복이 본격화한 지난해 9월 이후 반토막 난 경기가 그대로라고 입을 모았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2월 사드 훈풍' 장담한 다음날인 1일 명동거리.<사진 =김세혁 기자> |
이날 점심시간대에 찾은 유커(중국인 단체관광객) 쇼핑 1번지 서울 명동거리는 중국의 한한령 여파로 잔뜩 움츠러든 채였다. 거리 곳곳엔 지나는 인파가 거의 없을 정도로 한산했으며, 당연히 거리를 채웠던 떠들썩한 중국어도 들리지 않았다.
중국인 관광객이 많기로 유명한 대형 신발체인점 점장 김대훈씨는 “중국 관광객 숫자가 다시 느는 추세긴 하지만 여전히 체감상 전성기의 60% 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대만 관광객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중식당을 운영하는 A씨도 예년보다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었다고 고개를 흔들었다. 그는 “2월 훈풍같은 건 느낄 수 없다. 여기는 산커(개별관광객)가 그나마 오는 편이지만 단체관광객이 오던 가게들은 아직도 피해가 크다”고 토로했다.
액세서리 가게 점원 송심우(24)씨는 “(중국 손님이)늘고 있는지 정확히 모르겠다. 오히려 오전과 저녁 시간에 일본인 관광객이 더 많다”고 말했다.
그나마 면세점에서는 중국관광객을 찾아볼 수 있었다. 서울 중구의 한 백화점 면세점에는 여행가방을 끌고 쇼핑을 즐기는 중국인 관광객을 어렵잖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직원들은 "성수기와 비교하면 매상은 절반 수준"이라고 입을 모았다.
구두 판매점 직원 이은빈씨는 “지금 있는 관광객도 한한령 이전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라면서 “한창 때는 말 그대로 발을 디딜 곳이 없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유커에게 인기가 많은 한방 샴푸·화장품 상점 매니저 이영매씨도 예전만 못하다며 매출 장부까지 보여줬다. 그는 “예전에 유커가 줄을 길게 늘어섰을 때보다 매출이 절반도 안된다”고 말했다.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사진 김세혁 기자> |
오는 9일 개막하는 평창동계올림픽 특수에 대해서도 업계는 부정적이다. 모두투어 원형진 차장은 “기대와 현실은 냉정하게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정부가 업계 사정을 너무 모른다. 사드 배치 후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도 대비 반이나 줄었다. 더 이상 안 좋아질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평창올림픽으로 중국 관광객이 늘 거라는 정부 설명도 이해가 안간다”며 “2004년 그리스올림픽 때도 그랬고 2020년 도쿄올림픽도 그럴 거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대형 이벤트 기간에는 대회 관계자는 많이 와도 일반 관광객은 방 구하기 힘들고 물가도 비싸 오히려 오지 않는다. 여행 수요가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글·사진=김세혁 기자(starzooboo) 박진범 기자 (beo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