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금융

속보

더보기

[파이낸셜 컨설턴트] "고객은 일단 부자가 되길 원했거든요"

기사입력 : 2017년12월30일 10:00

최종수정 : 2017년12월30일 15:17

노동자 경제교육으로 시작해 재무설계까지
‘세상의 성숙에 기여한다’ 바른 재무상담 지향

[뉴스핌=김은빈 기자] 외환위기의 충격으로 뒤덮인 1998년 울산. 수많은 노동자가 해고 통보를 받았다. 길거리로 내몰린 노동자 중엔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라의형 포도재무설계 대표 <사진=포도재무설계>

라의형(53) 포도재무관리 대표는 당시 울산에서 그 현실을 목도했다. 그 역시 현대자동차에서 노동운동을 하다가 해고된 노동자였다.

“아는 사람이 자살했다는 소식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돈 문제라는 게 무섭더라고요. 그때까지만 해도 대부분이 월급 받으면 쓰기에만 바빴지 저축은 잘 안 했거든요.”

그는 민주노총 울산지부를 찾았다. 투쟁도 중요하지만 노동자가 돈에 대해 자주적인 관점을 갖지 못하면 사용자에게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고 설득했다. 그해 노동자에게 금융교육을 하는 '포도나무'란 기업을 만들었다.

◆ 노동자 금융교육에서 재무설계로…‘바름’을 지향하다

보험과 우연히 연을 맺었다. 정리해고 노동자를 위한 재정사업으로 자동차보험을 팔게 됐다. 2000년에 사명을 '포도에셋'으로 바꿨다. 라 대표는 당시 자동차보험 시장 상황에 깜짝 놀랐다.

“사고 판정이 나도 보험사가 줘야 할 보험금을 제대로 주지 않았어요. '소송 걸려면 걸어라'는 식이었죠. 그래서 변호사를 섭외해 비슷한 사건마다 소송을 걸었습니다. 그러자 겨우 항복하더군요.”

장기보험 판매도 시작했다. 그는 용접공과 오토바이 운전자도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을 고안해 입찰에 부쳤다. 당시 보험사들은 이들 직업군의 계약 인수를 허용하지 않았다. “울산 노동자들은 오토바이로 출퇴근하거든요. 사고율도 높지 않아요. 해결해야겠다고 생각했죠."

거기서 그치지 않고 당시엔 생소하던 소멸성 보험상품도 만들었다. 소멸성 보험이 노동자에게 유리하다는 판단이었다. “판매는 저조했습니다. 다들 '지금 갖고 있는 보험으로도 골치 아프다’고 했어요. 그렇다면 복잡한 보험을 정리해줘야겠다고 생각했죠. 흔히 말하는 보험 리모델링을 했습니다.”

상담 수요는 폭발적이었고, 상담 내용은 어느새 보험뿐만 아니라 투자, 부동산을 망라하는 ‘재무설계’가 됐다. 2002년에 현재의 사명인 '포도재무설계'로 바꿨다. 아울러 부산, 전주, 대전지점을 개설하는 한편 FP협회의 권유를 받아 서울로 진출했다. 재무진단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그 결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엔 보건복지부 산하 '사회서비스 선도기업'으로 선정됐다. 규모는 작지만 상담능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 “앞으로 20년, 고객들을 ‘부자’로 만들어 보일 겁니다”

남다른 행동력의 비결을 묻자 그는 “구조적 모순을 보면 그걸 개선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런 그의 가치관은 포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포도재무설계의 사훈은 '사회의 성숙에 기여하는 구성원으로, 재무설계로 개인의 행복과 가정의 안정, 사회의 풍요를 지킨다'이다. 바른 재무설계를 지향한다는 다짐이 녹아 있다.

한국 'GA 1세대'로 평가받는 포도재무설계가 현재도 명맥을 튼튼히 유지하고 있는 건 그 때문이다. 가치관을 지키다 보니 수익도 따라왔다. 아산병원, 현대자동차 등 많은 기업이 포도의 가치관을 높게 평가해 상담고객을 보냈다. 상담료로 수익이 나기 어려운 한국에서 유료상담 원칙을 고수할 수 있었던 이유다.

하지만 최근 4년은 포도에게 위기였다. GA업계에 '규모의 경제' 원리가 작용하면서 규모가 작은 포도는 어려워진 것. 180명이던 설계사는 절반으로 줄었다.

“피터 드러커를 읽으며 기본부터 다시 고민했습니다. 그 결과 우리가 ‘바른 길’을 걷긴 했지만 시대의 흐름을 간과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고객들은 일단 부자가 되길 원했거든요."

라 대표는 고객들이 원하는 '부자'를 ‘큰 빚 안 지고 많이 웃으며 사는 사람’으로 재정의했다. "그러기 위해 '고객의 자산을 잘 모으고, 잘 불리고, 잘 지키는' 재무설계를 할 겁니다. 여기에 맞춰 상담 로직도 바꿨습니다. 이제부턴 진검승부예요."

최근 포도는 P2P 회사를 만들었다. 고객들의 자산운용을 위해 만든 회사로, 세후 5~6%의 수익을 내는 게 목표다.

‘희망을 만드는 사람들’이란 대부업체도 세웠다. 부채문제 해결을 위해선 빚을 지게 된 이유를 해결하는 게 급선무라는 생각에서다. 고객들에게 재무상담을 병행한다. 주고객은 담보는 있지만 신용등급은 낮은 이들이다. 대손율은 3~4% 수준에 불과하다.

라 대표는 회사채 펀드를 만들어 자산운용에 활용할 생각이다. 이런 철학을 인정받아 '희망을 만드는 사람들'은 '비콥(B-COP) 인증'도 받았다. 비콥 인증은 사회결핍 문제 해소에 기여하는 기업에만 주어지는 국제적인 인증이다.

라 대표는 지금의 포도를 움직이는 건 고객이라고 말한다. “저희의 지향점은 고객입니다. 앞으로 20년, 고객을 부자로 만들어 보이겠습니다."

 

[뉴스핌Newspim] 김은빈 기자 (kebj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SKT 이용자 1천명, 공동손배소 예고 [서울=뉴스핌] 최수아 인턴기자 = SK텔레콤(SKT) 유심 정보 해킹 사태와 관련해 이용자 1천여 명이 SKT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 청구 공동소송을 예고했다. 법무법인 대륜은 22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소재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주 또는 늦어도 다음 주 초에는 약 1000명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1인당 손해배상 청구 금액은 100만원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손계준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가 21일 오후 SK텔레콤의 유심(USIM) 정보 유출 사태 고발인 조사를 위해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법무법인 대륜은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와 보안 담당자 등을 정보통신망법 위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배임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2024.05.21 yym58@newspim.com 대륜은 "집단소송 신청자는 1만 명 이상이나 서류 취합까지 완료된 분들에 한해서만 1차 민사소장 접수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해당 소장을 접수한 이후에도 2차 소장 모집을 계속할 계획이다.  대륜은 "역대 최대 규모의 유심정보 유출 사고로, 장기간 해킹에 노출된 정황이 있으며 피해자들은 유심 교체 등으로 현실적인 불편을 겪었다"면서 "SKT는 보안에 소홀한 반면 높은 영업이익을 유지해왔고, 지금까지도 피해 규모나 경위에 대해 충분히 밝히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점을 종합하여 1인당 100만 원의 위자료 청구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SKT는 고객의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보호에 있어 구조적인 소홀과 의도적인 비용 감축 정황이 확인된다"고 주장했다. 공동소송이란 원고 또는 피고 혹은 그 쌍방이 여러 사람일 경우, 즉 소송주체가 다수일 경우를 의미한다. 이번 사건처럼 다수에게 피해가 발생했을 때 다수의 피해자가 함께 소송에 참여한다.  앞서 대륜은 지난 1일 SKT 유영상 대표이사와 SKT 보안 책임자를 업무상 배임과 위계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으며 전날(21일) 남대문경찰서에서 고발인 조사를 받았다. geulmal@newspim.com 2025-05-22 12:49
사진
폭스콘 "AI 데이터센터, 단계 건설"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세계 최대 전자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함께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최대 100메가와트(MW) 규모로 단계적으로 건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2025 컴퓨텍스 타이베이' 기조연설에서 "이번 AI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전력이 필요한 만큼, 단계적으로 구축할 것"이라며 "1차로 20메가와트 규모로 시작한 뒤, 40메가와트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며, 궁극적으로는 100메가와트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전날 엔비디아가 대만을 대표하는 제조 기업 TSMC·폭스콘 및 대만 정부와 함께 초대형 AI 생태계를 대만에 구축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후속 설명이다. 2024년 10월 8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폭스콘 연례 기술 전시회에 전시된 폭스콘 전기이륜차 파워트레인 시스템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2025.05.14 kongsikpark@newspim.com 류 회장은 "전력은 대만에서 매우 중요한 자원"이라며 "공급 부족이라는 표현은 쓰고 싶지 않지만, 이를 감안해 여러 도시를 대상으로 부지를 분산하는 방식으로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시설은 대만 남서부 가오슝시에 우선 들어서며, 나머지는 전력 여건에 따라 다른 도시로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류 회장의 키노트 무대 위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황 CEO는 "이번 AI 센터는 폭스콘, 엔비디아, 그리고 대만 전체 생태계를 위한 시설"이라며 "우리는 대만을 위한 AI 팩토리를 만들고 있다. 여기에는 대만의 350개 파트너사가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확보를 통해 AI 학습 및 추론 속도를 크게 높이고, 대만 내 AI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koinwon@newspim.com 2025-05-20 23:4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