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고객은 설계사…최상의 서비스 제공해야죠"
[뉴스핌=이지현 기자] "제가 보험 하겠다고 할 때 주위 사람이 다 반대했어요. 네가 무슨 영업을 하느냐는 거죠. 근데 딱 두 사람, 누나들만 찬성했어요. 어차피 말려도 고집대로 할 거면서 뭘 묻냐더군요."
조병수 더블유에셋(W-ASSET) 대표는 보기보다 독종이다. 주변의 반대에도 잘나가는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보험 영업에 뛰어들었다. 그리곤 영업 2년 만에 MDRT(Million Dollar Round Table, 고소득 설계사 단체), 3년 만에 COT(Court of the Table, MDRT 실적의 3배) 자격을 따냈다. 지금은 설계사 2500명을 관리하는 ‘1인 GA(보험독립법인대리점)'의 대표다.
보험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건 우연이었다. "IMF 때 회사를 나가 보험사에 간 선배들 급여명세서에 '1000만원'이라는 숫자가 찍혀 있는 걸 봤어요. 그때 대졸 초임이 100만원이 안 될 때였어요. 정신이 번쩍 들었죠. 어릴 때부터 사업이 꿈이어서 사업자금을 마련하고 싶었는데, 샐러리맨으로는 안 되겠더라고요. 그 길로 사표 내고 나왔죠."
◆영업 2년 만에 MDRT, 3년 만에 COT 달성
하지만 혼자 조용히 책 읽기 좋아하는 그의 성격에 영업은 쉽지 않았다. 초기 8개월간 그의 실적은 늘 꼴찌였다. 이전 회사는 이미 선배들이 휩쓸고 갔고, 신학대학 출신인 그의 동기들은 여건상 보험 가입이 어려웠다. 방법이 없었다. 조 대표는 그때부터 무작위로 전화를 거는 콜드콜(Cold call)을 시작했다.
조병수 더블유에셋 대표 / 이형석 기자 leehs@ |
"고등학교 동문 명단을 모아 사업하는 선배들에게 전화를 돌렸어요. 하루에 2~3시간, 많게는 5시간씩 전화를 돌려 만날 약속을 잡았죠. 그때 세법책 들고 다니면서 달달 외워서 세금이랑 금융 컨설팅을 했어요. 보험설계사라고 하더니 보험 파는 게 아니라 세금, 자산관리 얘기를 하니 점점 신뢰가 쌓이고 상대방도 마음을 터놓더라고요."
영업현장 경력 9년 만에 GA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설계사 모집이나 관리는 점점 어려워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사기까지 당했다. 한 명의 설계사가 절실한 시절이었다. 그때부터 조 대표는 1인 GA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1인 GA란 중간관리자 조직을 없애고 보험 판매 수수료의 대부분(최대 96%)을 설계사에게 주는 구조의 GA다.
"처음에는 홍보할 길이 없어 직접 전단지를 돌렸어요. 다행히 1년 만에 110명의 설계사를 모았죠. 2012년부터는 ‘1인 GA’ 브랜드를 만들었습니다. 설계사 수수료가 높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스스로 찾아오는 설계사들이 많았어요. 스카우트 비용 하나 없이 설계사들을 모으고 있는 거죠. 현재 설계사는 총 2500명 정도예요."
◆‘1인 GA’의 탄생…5년 만에 설계사 2500명 조직으로 성장
설계사에게 많은 수수료를 주는 대신 본사는 20명의 최소 인력으로 운영한다. 영업 인프라도 공동으로 사용한다. 전국 40곳에 더블유에셋 소속 설계사 누구나 쓸 수 있는 공동 사무실을 만들었다. 교육도 제휴 보험사 소속 강사들을 섭외해 진행한다.
“직접 저희가 강사를 뽑지 않고, 각 보험사에서 홍보 겸 교육 나오는 강사들을 섭외해 본사에서 공개적으로 합니다. 오프라인 강의 못 듣는 분들은 ‘W-TV’라는 온라인 강의 포털에서 인강 들으면 되고요. 또 '아지트'라는 설계사 커뮤니티가 있는데, 여기서 대부분의 소통이 이뤄집니다. 누가 질문을 하면 댓글을 가장 빨리 다는 사람에게 보상을 주는 시스템이에요. 보험영업 10~20년 한 선수들이다보니 답도 정확하죠. 이렇게 공동 인프라를 써도 수수료가 높으니 설계사분들은 좋아해요.”
조 대표는 "사실 저는 GA업계에서 수수료 싸움은 이미 끝났다고 생각해요"라면서 "결국 저희 1차 고객인 설계사들이 얼마나 만족하고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느냐가 중요한 거죠"라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전산 시스템, 고객관리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고, 건물 한 층을 추가로 얻어서 카페를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그는 "저희 설계사가 2만명이 될 때까지 1인 GA에 올인할 생각입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