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A "대내외 민관공조체계 방어망 구축 계획"
[ 뉴스핌=성상우 기자 ] 보안 전문가들이 "내년엔 더 강력해진 랜섬웨어가 가상화폐 거래소 및 투자자를 집중 공격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해커들의 기본적 활동 목적이 금전적 이득인 만큼 최근 투자금이 몰려드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분야에 대한 악성코드 공격이 급증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같은 관측은 지난 8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주최로 열린 '2018년 7대 사이버 공격 전망' 발표회를 통해 제기됐다. 이 자리엔 이스트소프트·안랩·하우리 등 7개 보안기업의 전문가가 참석해 내년 사이버 보안 영역의 주요 현안 및 전망 등을 소개했다.
김석환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성상우 기자> |
문종현 이스트시큐리티 이사는 첫번째 발표에서 "내년에도 보안업계의 최대 화두는 '랜섬웨어'"라며 "항상 기존에 없었던 방식으로 보안망의 취약점을 공격하는 랜섬웨어는 내년 상상초월로 발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악성코드 공격은 기본적으로 돈을 벌기 위한 활동"이라면서 "최근 비트코인이 1코인당 2000만원을 넘어서면서 열풍이 불고 있는데, 이 분야에 랜섬웨어 공격이 집중되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강조했다.
가상화폐를 향한 랜섬웨어 공격에 대한 경고는 이어졌다.
안창용 안랩 책임연구원은 "가상화폐 대부분이 거래소를 통해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사이버 공격도 거래소를 향할 것"이라며 "공격은 대부분 국가기관이나 구직자 등을 사칭해 거래소 직원을 표적으로 이메일 등을 통해 악성코드를 퍼뜨리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특히 내년엔 공격 위협을 느낀 거래소들이 일제히 보안솔루션을 대대적으로 설치함에 따라, 서버 직접 공격이 아닌 우회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면서 "거래시 불편사항 등으로 상담전화를 받는 직원들이 투자자 계좌에 비트코인 계좌를 연동시켜주는 등의 권한을 갖고 있는데, 이 직원들 통해 내부시스템으로 침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기타 금융분야에 대한 공격 가능성도 제기됐다. 안 연구원은 "지난 3월 발생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해킹 사건도 규모가 크진 않지만 금전 이득 위한 공격"이라며 "이득 규모와 상관없이 영세 사업자의 ATM에 대한 표적 공격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며, 나아가 증권사, 은행 등 금융기관에 대한 공격 시도 역시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물인터넷(IoT) 플랫폼에 대한 악성코드 공격도 중대한 위협 중 하나로 꼽혔다. 문해은 NSHC 팀장은 "모든 기기가 IoT 플랫폼으로 통합·연결되는 만큼 사이버 공격에 대해 취약점이 많은 분야도 IoT 영역"이라면서 "보안환경이 취약할 뿐더러, 공격받은 후에도 인지가 잘 안돼 관리가 어렵고 새로운 스마트기기가 나오면 새로운 위협이 동시에 생겨난다. 공격자 입장에선 매우 매력적인 공격대상"이라고 우려했다.
그 외 평창 동계올림픽, 지방선거 등 전 국가적 이슈들이 내년에 몰려있다는 점도 사이버 공격 위협을 높이는 배경으로 꼽혔다.
이에 KISA는 사이버 보안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을 더 확대함과 동시에 국내외에 걸친 민·관 공조체계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정보 공유를 통해 사이버 공격 대응능력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KISA가 제시하 2018년 사이버공격 대응방안 <사진=성상우 기자> |
사이버 공격을 네트워크 취약점을 파고드는 외부적 공격과 내부 관리 미흡으로 발생하는 내부적 공격으로 나누고 체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세부 계획도 밝혔다.
이동연 KISA 팀장은 "상대적으로 영세한 중소기업들을 중심으로 공격의 근본원인이 되는 보안 취약점 집중 관리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랜섬웨어 등 악성코드의 유포경로 탐지 범위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IoT 분야에 대해서도 "IoT 연결 기기의 보안성 강화를 위한 장치를 마련하고, IoT융합분야에 대한 대응 기법 관련 전문성도 키울 것"이라며 "사용자의 보안인식을 높이는 교육을 하고 패스워드를 전부 다르게 설정하도록 하는 등 일상적 보안책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1월 새로 취임한 김석환 KISA 원장 역시 내년 사이버 공격 대응 마련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 원장은 특히 "최근 가장 강조하는 키워드 중 하나가 '콜라보레이션'"이라면서 "해커들도 뭉쳐서 공격하는데 우리는 방어 위해 더 공고하게 연대하고 위기상황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성상우 기자 (swse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