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연내 국회 보고 후 한-미 양국 개정협상 개시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10일과 12월 1일 잇달아 진행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공청회를 마치고 본격적인 개정협상 실무진 논의에 돌입했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업부)에 따르면 이날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주재하는 '제9차 통상추진위원회'에서는 한미FTA 개정 협상 문제 등 주요 통상현안을 점검하고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산업부는 앞서 두차례 진행된 공청회에서 수렴된 의견과 경제적 타당성 검토 결과를 토대로 '한·미 FTA 통상조약 체결계획'을 수립해 올해 중 국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 산업부, 두 차례 공청회서 제조업·농축산업계와 의견 조율
산업부는 11월 10일과 12월1일 제조업계·농축산업계와 잇달아 공청회를 열고, 지난달 22일, 23일 별도의 간담회를 개최해 업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다.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미 FTA 관련 2차 공청회'에서 토론 패널 참가자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정성훈 기자> |
특히 제조업계와 이번 한미 FTA 개정협상의 최대 쟁점이 되는 자동차, 철강 등 대미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해 업계의 피해를 최소화기 위한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또한 한미 FTA 개정협상으로 국내 농축산업계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점을 고려해 농축산업계 관계자들과 개별 간담회와 면담을 진행하는 등 상호 협력방안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나눴다.
하지만 한미 FTA 체결로 이미 상당부문 피해를 입은 농축산업계가 여전히 '한미 FTA 폐기'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어 이에 대한 해결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농축산업계는 지난달 10일 진행된 1차 공청회에서 "한미FTA 개정의 경제적 타당성 검토를 다시해야 한다"며 "국내 농축산산업을 해치는 한미 FTA를 즉시 폐기해야 한다"고 거칠게 항의했다. 일부 농축산 단체 관계자들은 산업부 관계자들에게 계란을 투척하고 몸싸움을 벌이는 등 과격 시위를 이어갔다.
또한 지난 1일 진행된 1차 공청회에서도 패널 토론 전 정부 측 관계자의 발언에 흥분해 공청회 자료집을 던지고 의사진행을 중단시키는 등 불만을 표했다.
박형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한미FTA 개정협상의 시작부터 잘못됐다. 통상주권을 바로 세우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며 "한미FTA 개정협상 과정을 당장 중단하고 통상주권을 바로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한미FTA 개정협상 추진계획 국회 보고 '안갯속'
정부는 공청회가 끝남에 따라 후속 절차를 최대한 빨리 밟는다는 계획이다. 통상절차법에 규정된 후속 절차는 통상조약 체결계획 수립과 국회보고다. 산업부는 그동안의 논의결과 및 의견수렴 결과를 반영해 한미 FTA 개정협상 추진계획을 수립, 국회에 보고할 계획이다.
국회보고가 끝나면 양국이 정한 날짜에 개정협상 개시 선언을 하게 된다. 양국은 이르면 연말쯤 개정협상 착수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한미 FTA 개정협상 추진계획을 국회 보고하기 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예정된다. 해당 계획을 국회 보고하기 위해선 산업통상자원위원회 간사들 간의 일정 조율이 필요한데, 현재 여야 간사들 간 내년도 예산안 심의를 두고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어 국회 보고 일정이 '안갯속'이다.
만약 내년도 예산안 심의가 올해 안에 처리되지 못할 경우 한미 FTA 개정협상 추진계획 국회 보고 일정도 자연스레 내년도로 넘어갈 수 밖에 없고, 한-미 양국간 개정협상 개시도 무기한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
강성천 산업부 차관보는 "아직까지 국회 보고 일정과 관련해 정해진 바 없다"며 "최대한 조속히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미FTA 협상 실무 수석대표인 유명희 산업부 통상정책국장 역시 "국회 일정을 조율하고 있으나 연말 안에 진행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연내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가겠다"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정성훈 기자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