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에서 소액으로 다수 거래...풋옵션 있어 1년내 청산 가능
[뉴스핌=허정인 기자] ㈜두산을 포함한 두산그룹 계열사가 발행한 회사채 매물이 갑자기 쏟아져 두산그룹에 무슨 일이 있나 궁금증을 자아냈다.
하지만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물량 대부분이 장내에서 거래된 점, 건건이 소액으로 거래된 점 등을 근거로 개인투자자 간 거래로 추정했다. 즉, 두산그룹 신용도에 영향을 줄 만한 특정한 이슈는 없다는 분석이다.
<자료=코스콤> |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장내 채권시장에서 ▲㈜두산 A- ▲두산건설㈜ BB+ ▲두산인프라코어㈜ BBB0 ▲두산중공업㈜ A- 등의 회사채가 활발하게 거래됐다.
두산건설 92회차의 경우 민평 대비 131.1bp 오버로 약 4억3500만원어치(액면가 기준)가 143회에 걸쳐 거래됐다. 전일인 20일엔 민평 대비 306.5bp 오버에 거래되기도 했다.
다른 계열사 회사채도 마찬가지다. 두산중공업 48회차는 이날 민평 대비 81.5bp 오버로 3억원 어치가 137회 거쳐 거래됐다. 반면 두산인프라코어31은 19.8bp 언더로 13억2700만원 어치 매매됐다.
시장 관계자는 “대부분 개인 간 매매라고 보면 된다”며 “특히 두산건설의 경우 이자비용도 감당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고 그룹 전체적으로 영업이익이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나, 인프라코어를 빼고는 재무구조가 썩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로 신용등급 AA이상에 투자하는 기관투자자보다는 하이일드 수익을 원하는 개인이 거래 주체로 나섰다는 설명이다.
또 회사채 대부분에 풋옵션이 붙은 점도 개인투자자의 마음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운용사 채권 딜러는 “만기가 3~5년 구간이라도 풋옵션이 있기 때문에 1년 이내 청산할 수 있는 물량들이 많다”며 “하이일드를 원하는 기관조차도 그룹 회사채 매물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두산건설92는 3년만기물로 만기일이 2019년 6월 24일이지만, 풋옵션 1차 개시일이 2018년 4월 25일이다. 전일 306.5bp오버로 샀다고 가정하면 만기까지 약 8%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분석이다.
다만 소액 시장에선 비싸게 팔기 어렵고, 또 장기적으로 상환리스크까지 존재하는 만큼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권고했다.
이혁재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소액시장에서는 수수료가 많이 붙어서 거래되기 때문에 스프레드가 민평 대비 많이 벌어지기도 한다”면서 “또 소액시장에서 거래된 값은 시가평가에 일부분만 반영되기 때문에 향후 되팔 때 현재 금리수준에서 판매된다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즉 100bp오버로 회사채를 샀다 할지라도 일년 뒤 50bp언더로 팔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얘기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줄 만한 이슈는 딱히 없다”며 “지금까지 계열사간 지원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향후에도 지원이 있겠지만 이러한 지원 과정에서 그룹 전체적으로 재무구조가 나빠졌기 때문에 상환 리스크를 마냥 간과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