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급등, 유동성 긴축 신호…경기 둔화 수반"
"착시일 수도.. 포지션 잘못 잡았다 청산한 영향"
[뉴스핌= 이홍규 기자] 월가 투자자는 이제 중국 외환 시장보다 국채 시장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재작년 여름과 작년 초 글로벌 증시 급락의 시발점이 위안화 약세에 있었다면, 이번에는 중국의 국채 금리 상승에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15일 자 CNBC뉴스와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월가의 분석가들은 최근 중국 국채 금리 급등으로 중국 경제가 둔화할 수 있다고 해석하고 있으며, 이 여파가 전 세계로 퍼질 수 있다고 걱정한다.
2015년 여름과 2016년 초, 위안화 약세를 중국 경제가 정부 통제에서 벗어나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간주했던 월가의 분석가들은 매일 인민은행(PBoC)의 고시환율을 주시했었다.
중국 10년물 국채 금리 추이 <자료=블룸버그통신> |
중국 국채 시장에서 10년물 금리는 작년 4분기부터 오르기 시작해 지난 14일 3년 만에 처음으로 4%를 넘어선 뒤 현재 3.9% 중반을 기록 중이다.
JP모간자산운용의 벤자민 맨델 글로벌 전략가는 "긴축적인 중국 금융 여건은 글로벌 시장 분위기의 반전에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근 중국의 국채 금리 상승은 정부의 부채축소(디레버리징)축소 강화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정부가 부채를 줄이기 위해 대출 요건을 강화하면서, 기업의 차입 비용이 높아지는 등 금융 여건이 긴축적으로 변했다. 그리고 이 여파는 최근 중국의 경제 지표를 통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이 금리 상승과 중국 경기 둔화를 결부시켜 보는 이유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지난달 당대회에서 개혁과 질적 성장을 강조한만큼 금융 여건은 긴축적인 여건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 맨 GLG의 조세 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개혁 절차의 큰 부분에는 향후 경착륙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금리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신용 증가를 억제하는 것이 포함될 것"이라며 "리밸런싱의 전제 조건으로서 통화 긴축이 예상되며 이는 추가적인 경기 둔화를 수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 결과, 위안화가 약해지거나 중국의 원자재 수요가 둔화할 수 있다"면서 "내년 성장 둔화를 둘러싼 당연스러운 걱정이 시장을, 특히 신흥 시장을 압도하는 순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일부 분석가들은 중국의 국채 금리 움직임이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맨델 전략가는 최근 금리 상승은 부분적으로 포지션을 일시 잘못 잡은 일부 투자자들이 이를 청산하면서 벌어진 결과라면서, 이러한 투자자들은 중국 경기 둔화와 이에 따른 금융 여건 완화를 생각하고 국채를 샀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