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 손괴, 마리당 100위안 물어내라 억지
숙박시설 평점 조작, 여행 상품 강매 등 항의 잇따라
[뉴스핌=백진규 기자] 잠을 설치고 모기를 잡은 투숙객에게 애완동물인 모기를 잡았다며 배상을 요구하고 협박한 중국 유명 관광지 리장의 숙박업체가 여론의 뭇매속에 결국 영업을 중단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해당 상품을 취급하고 추천한 여행업계를 매섭게 질타하고 나섰다.
지난 11일 중국 중앙방송(CCTV)등은 유명 관광지 윈난(雲南)성 리장(麗江)에서 발생한 사건을 소개했다. 여행객 리(李)모 씨가 게스트하우스에서 잠을 자다가 계속 모기에 물려 업체 직원에 항의했더니, 직원은 오히려 “모기는 우리가 키우는 애완동물이다. 모기를 죽였다면 한 마리당 100위안씩 배상하라”는 황당한 말로 리 씨를 협박한 것이다.
인터뷰 중인 윈난 리장시 게스트하우스 직원 <캡쳐=중국 CCTV> |
리 씨는 CCTV와의 인터뷰에서 “가족들과 모처럼 떠난 여행이었으나 새벽 3시에 모기 때문에 잠에서 깰 수밖에 없었다”며 “방에는 모기약도 준비돼 있지 않았다. 모기가 많다고 얘기했으나 직원들은 내 말에 비웃을 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리 씨는 게스트하우스의 과장광고에 속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O2O업체 메이퇀(美團)의 평점(고객만족도)을 보고 방을 예약했는데, 막상 와보니 방 수준이 광고 사진보다 훨씬 열악했다는 것이다. 게스트하우스 복도에는 여러 투숙객들의 빨래가 걸려 있어 지저분했고 주변 풍경도 광고와 달랐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리 씨는 고객의 항의에는 아랑곳하지 않던 직원들이 승마체험 등 여행 상품을 판매할 때는 친절하고 적극적이었다고 전했다. 조사 결과 해당 직원은 현지 여행사로부터 뒷돈을 받고 상품을 강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방송을 본 중국인들은 리 씨와 함께 분노했다. 이들은 “나도 같은 일을 당했다. 중국 여행은 바가지 여행이라는 인식을 뿌리뽑아야 한다”, “메이퇀이던 씨트립(携程, Ctrip)이던 여행 평점을 믿을 수가 없다”는 반응이다.
사건 직후 현지 관광업계 관계자는 “여행사, 숙박업체, O2O플랫폼이 서로 연결돼 있으며, 특히 숙박업체 데스크 직원들은 여행사로부터 뒷돈을 받는 것이 관행처럼 돼 있다”고 전했다.
사태가 커지자 12일 리장시 관계자는 “허위광고 및 여행상품 강매 활동 혐의가 확인돼 해당 게스트하우스에 영업 중단 명령을 내렸다”며 “메이퇀 관계자와 숙박업체 간에 고의로 평점을 조작하고 과장 광고를 진행했는지 조사 중이다”고 설명했다.
해당 게스트하우스는 “우리의 실수로 아름다운 여행지 리장의 이미지를 훼손했으며, 고객의 합법적 권익을 침해해 죄송하다”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잠정 영업 중단에 들어갔다.
메이퇀 역시 내부 감사팀을 구성해 고의 평점 조작, 과장광고, 내부 직원과 여행사간의 불법 거래 등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윈난성 관계자는 “올해 4월 여행질서 확립 조치를 시행한 뒤 여행객들의 불만 접수가 크게 줄었다”면서 “이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
중국 유명 관광지인 윈난 리장(麗江) <사진=바이두> |
[뉴스핌 Newspim] 백진규 기자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