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폭 만큼 제품 가격 따라가지 못해 마진 줄어
장기적으론 석유제품 수요 위축...4분기 실적에도 영향?
[뉴스핌=심지혜 기자] 3분기 유가 상승 덕을 본 정유업계가 긴장하기 시작했다. 산유국들의 감산 정책과 중동지역의 정세 불안으로 국제유가가 예상보다 높아지고 있는데다, 이 영향으로 수익성의 척도가 되는 정제마진마저 2주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국제유가 추이. <자료=한국석유공사> |
14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3일 기준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61.63달러로 10월 평균인 55.54달러보다 6.09달러 높다.
국제유가는 지난 8월까지만 해도 50달러 안팎을 유지했으나 2개월째 오르자 이제는 70달러 돌파도 가능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는 앞선 50~6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예측을 빗나가는 수준이다.
반면 정제마진은 2주째 하락세다. 정제마진은 정유사들이 원유를 통해 생산하는 제품 가격과 원재료가 되는 원유 가격 차이에서 얻는 수익이다.
정유업계가 3분기 호실적을 보일 수 있었던 것도 정제마진 덕이 컸다. 허리케인 하비 영향으로 공급 차질이 발생, 정제마진은 8월말 기준 10달러까지 치솟았으며 지난달까지만 해도 9달러 수준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면서 꺾이기 시작, 8달러대로 내려앉았다. 계속해서 오르는 유가만큼 제품 가격이 커지지 않은 것이다.
정제마진 추이. <자료=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 |
아울러 유가상승은 석유제품 수요 확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쳐 정유사들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정유사들은 원유를 정제해 에틸렌 같은 제품을 생산하는데 유가 상승으로 제품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면 수요가 줄어든다.
다만 정유업계는 국제유가 상승이 일정 수준에서 머무르 수 있다는 전망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제마진 하락세도 계속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제품 가격에 유가 상승 영향이 어느 정도 반영될 지는 아직 예측하기 어렵다"며 "정제마진 하락세는 3분기 허리케인이라는 일회성 요소가 제거되고 안정화 되는 추세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유가가 계속 오르게 되면 결국에는 실적에도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된다"며 "또한 소비자들에게도 부담이 갈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심지혜 기자 (sj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