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문제 평화적 해결 위한 아세안의 적극적 역할 당부
한·아세안, '더불어 잘사는, 사람 중심의 평화 공동체' 첫 발
[뉴스핌=정경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과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간 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안보 우려 해소가 중요하다며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아세안 국가들의 적극적인 역할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13일 필리핀 마닐라 국제컨벤션센터(PICC)에서 개최된 제19차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아세안 미래공동체가 '국민 모두가 안전한 공동체'가 돼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 각국 정상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
이날 문 대통령은 아세안이 올해로 창설 50주년을 맞이한 것을 축하하면서 "아세안이 우리 '외교지평 확대'의 핵심 협력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아세안 관계 발전의 청사진으로서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제시하고, "한국과 아세안이 함께 '더불어 잘 사는, 사람 중심의 평화공동체'를 만들어 나가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 실현을 위해서는 굳건한 안보가 전제돼야 한다"며 "한국과 아세안이 서로의 안보 우려를 함께 고민하고, 협력의 범위를 확대해 '국민 모두가 안전한 공동체'를 구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와 관련해선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가운데 제재와 대화 등 가능한 모든 외교적 수단을 활용해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이끌어내 궁극적으로는 평화적인 해결에 이를 수 있도록 아세안 회원국들이 적극적인 역할을 지속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아세안 정상들은 북한의 지속적인 도발 위협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아세안 차원의 단합된 북핵 불용 의지를 재차 강조하면서, 우리 정부의 남북 관계 개선 및 한반도에서의 항구적인 평화 구축을 위한 노력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 2월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진정한 '평화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아세안 각국의 관심과 성원을 당부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사람 지향적, 사람 중심적'이라는 아세안 공동체의 비전과 '사람 중심의 경제' 등 우리의 국정철학이 유사하다"면서 "한국과 아세안이 국민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나아가 국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국민외교'를 전개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한국과 아세안이 올해 9월 부산에 개원한 아세안 문화원 등을 중심으로 쌍방향 문화 교류를 강화하고, 정부를 넘어 지방자치단체·재계·학계·시민사회 등으로 교류·협력의 참여자를 확대하며, 차세대 청년 교류를 중점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외교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양측 국민들이 상호 교류·협력의 혜택을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한국과 아세안이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의 기반을 함께 구축해 국민들이 더 많은 기회를 얻고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이런 맥락에서 문 대통령은 한·아세안 양측이 아세안 연계성 증진과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추가자유화 등을 통해 사람과 물자가 자유롭게 교류하는 '열린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고, 한·메콩 협력 등을 통해 모든 나라가 고르게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기술공유와 직업훈련 등을 통해 양측 중소기업들이 함께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자고 밝혔다.
청와대에 따르면, 아세안 정상들은 지난 5월 아세안 특사 파견 등에서 나타난 한국 정부의 아세안 중시 기조를 높이 평가하고, 문 대통령이 제시한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에 대해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아세안 정상들은 또 올해 '한·아세안 문화교류의 해' 및 '아세안 문화원' 개원을 통해 한국과 아세안이 인적·문화 교류 증진에 있어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게 됐다고 평가하고, 아세안 문화원 개원에 대해 한국 정부에 감사를 표했다.
또한 한국이 그간 아세안 역내 개발격차 완화 및 연계성 제고 노력을 지원해왔음을 평가하고, 아세안이 역점을 두고 이행 중인 '아세안 연계성 마스터플랜(MPAC) 2025' 및 '제3차 아세안 통합 이니셔티브(IAI) 작업 계획'에 대한 한국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