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중심 국민 외교'…'범정부 아세안 기획단' 만들어 종합 지원
교통·에너지·수자원 관리·스마트 정보통신 4대 분야 중점협력
[뉴스핌=정경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과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간 협력 비전으로 3P, 즉 '더불어 잘 사는(Prosperity), 사람 중심의(People) 평화(Peace) 공동체' 구현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13일 오후 필리핀 마닐라에서 아세안 정상회의 기간 열린 제14차 아세안 기업투자서밋(ABIS)에 특별연설자로 참석, 이 같은 내용의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발표했다.
ABIS는 아세안 비지니스 인베스트먼트 서밋(ASEAN Business Investment Summit)으로, 아세안 기업자문위원회(BAC·Business Advisory Council) 주최로 지난 2003년 이후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때 개최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제14차 아세안 기업투자서밋(ABIS)에 특별연설자로 참석,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구상'을 발표했다. <사진=청와대> |
500여 명의 아세안 각국 기업인들이 참석한 이번 ABIS에서 문 대통령은 아세안과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국 수준으로 높이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밝히면서, "한·아세안 미래공동체의 목표로 '사람 공동체', '상생번영 공동체', '평화 공동체'를 만들어가자"고 주창했다.
문 대통령은 "'사람이 먼저다'라는 정치 철학이 아세안이 추구하는 '사람 지향, 사람 중심'의 공동체 비전과 일치한다"며 "양국 국민들이 직접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방향으로 한·아세안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먼저,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사람 중심의 국민 외교'를 전개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위해 우리 정부는 '범정부 아세안 기획단'을 설치해 아세안과의 협력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한편, 아세안 주재 재외공관의 기업지원 기능과 조직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임기 중에 아세안 10개국을 모두 방문하겠다"며 "한·아세안 간 정부 고위급 인사 교류 뿐 아니라 아세안 국민의 한국 방문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사증제도를 개선하고, 인적자원 개발 차원에서 직업교육기술훈련(TVET) 사업을 통해 아세안 국민들의 역량 강화를 지원하며, 아세안 장학생과 연수생도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은 아세안 국가들과 비슷한 성장 과정을 겪었던 국가로, 시행착오와 극복 경험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며 "양측이 함께 발전하고 혜택을 골고루 누리는 상생의 경제협력을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이 추구하는 역내 연계성 증진을 위해 한국이 협력할 수 있는 4대 분야를 중심으로 중점협력해 나갈 방침이다.
4대 중점협력 분야는 한국과 아세안의 사람과 상품의 원활한 교류를 위한 '교통' 분야, 경제 발전의 기초인 '에너지' 분야, 전력 공급·재난 예방·기후변화 대응에 필수적인 '수자원 관리' 분야,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스마트 정보통신' 분야다.
경제협력을 위한 재정적 뒷받침 강화를 위해 아세안 관련 기금도 획기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우선 한·아세안 협력기금을 양측 간 대화관계 수립 30주년이 되는 2019년까지 현재 연간 700만달러에서 두 배로 증액하고, 한·메콩 협력기금에 대한 정부출연도 대폭 확대할 것"이라며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협력기금 또한 대폭 증액해 양측 간 FTA 활용도를 높여나가는 데 활용함으로써 2020년까지 상호 교역 규모 2000억달러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4대 분야 지원을 위해 한국의 글로벌 인프라 펀드에 2022년까지 1억달러를 추가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ABIS에서 처음으로 대외 공식 발표된 한국 정부의 한·아세안 협력 비전 '미래공동체 구상'은 2022년까지 향후 5년간 정부가 추진할 아세안과의 관계 강화 정책방향"이라며 "한·아세안 대화 관계 수립 30주년을 계기로 개최될 2019년 제3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서 정책 추진 상황을 중간 점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