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친구들과 ‘해외여행’ 1순위
밀린 잠자기·알바도 위시리스트
[뉴스핌=황유미 기자] 대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 있어서 오는 16일은 '결전의 날'이자 동시에 '인생에 다시 오지 않을 자유 시간'의 시작을 알리는 날이기도 하다.
"수능만 끝나면"
수험생들이 바라는 '수능 끝 위시리스트'(Wish list·소원 목록)는 무엇일까? 많은 수험생들은 그 자유시간 동안 지금까지 못했던 '해외 여행'을 가고 싶다고 했다. 그 동안 못 만났던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는 수험생들도 있었다.
16일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다. 수험생들은 시험이 끝나면 하고 싶은 것들이 많다. 해외여행 등등. 사진은 지난 1일 오후 경기 수원 영복여자고등학교 운동장에서 3학년 수험생들이 고득점을 기원하며 희망풍선을 하늘에 띄우는 모습. [뉴시스] |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16일)을 코앞에 둔 8일 오후 찾은 이화여자대학교 부속고등학교 이화·금란고등학교 교문 앞.
수업을 마치고 후드 티셔츠, 체육복 등 편한 복장을 한 채 집으로 향하는 고3 수험생들의 얼굴에는 긴장감과 기대감이 동시에 스쳐갔다. 대학교를 결정할 시험을 앞둔 부담감과 동시에 드디어 '수험생'이라는 족쇄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학교 오모(19)양은 "시험에 대한 압박감과 긴장때문에 잘때 마음이 편하지 않다"며 "잠을 끝도 없이, 지겨울 만큼 편하게 자보고 싶다"고 말했다. 오양은 편하게 잠을 자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한 듯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수능 후 그리고 대학에 입학하기까지 3개월 남짓한 기간동안 '친구들과 해외 여행'을 가장 하고 싶은 일로 꼽기도 했다.
전모(19)양은 "구체적인 계획을 아직 세우지는 않았으나 친한 친구 8명이서 일본으로 여행을 가고 싶다. 고등학생으로 마지막 시기인 그때 여행을 가야 가장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했고, 차모(19)군은 "고등학교 1학년 수학여행 이후 지금까지 공부하느라 여행을 가지 못했다. 친구들과 가까운 일본으로 여행을 꼭 가고 싶다"고 했다.
이모(19)군도 "우선 논술고사를 치고 나서부터는 친구들과 외국여행 갈 준비를 할 것"이라며 "그때 안 가면 고등학교 친구들이랑 다시는 여행을 가지 못할 것 같아서 꼭 가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를 통해 용돈을 벌고 싶다고 하는 수험생들도 있었다.
오모(이대부고3)양은 "놀거나 영어를 배우는 등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돈이 필요하다"며 "대학교 가서 필요한 데 쓰려고 아르바이트를 통해 미리 용돈을 좀 모으고 싶다"고 밝혔다.
재수생인 정모(남·서울 서대문구)씨는 "더 이상 부모님께 손을 벌리는 게 죄송해서 수능이 끝나면 카페나 식당에서 서빙 알바를 해볼까 한다"며 "용돈을 좀 모으면 대학교 입학 직전에 바다를 보러 가고 싶다"고 했다.
마음 편하게 친구들을 자주 만나거나 밀렸던 영화·드라마를 한꺼번에 몰아보겠다고 하는 수험생들 역시 많았다.
하모(19)양은 "다른 학교 친구들은 오래 못 만났다"며 "(친구들을) 몇 달에 한 번 보고, 만나도 짧게 만나고 해서 원없이 만나고 맛있는 거 먹으러 갔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모(19)양은 "집에 가만히 앉아서 영화·드라마를 쭉 보고 싶다"며 "(수험생활하는) 1년동안 재미있는 콘텐츠들이 많았는데 거의 보지를 못했다"고 답했다.
대학교 수업 준비를 미리하겠다고 하는 수험생도 있었다.
설모(19)양은 "제가 원래 문과인데 대학교는 이과인 '한약학과'에 지원해 합격한 상황이라 과학 공부를 좀 해야할 것 같다"며 "생명과학이랑 화학을 고등학교 수준까지라도 해야지 수업을 따라가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황유미 기자 (hum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