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평균 낙찰가율 전달대비 10% 상승
저가매수세, 개발호재 여전..입지별 양극화 뚜렷
[뉴스핌=이동훈 기자] 투자 심리가 크게 꺾였던 서울지역 아파트의 경매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투자자 감소로 몸값이 낮아지자 저가 매수세가 늘었기 때문이다.
8일 경매업계 및 법원경매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지역 아파트 낙찰률이 전달대비 10.6% 상승한 54.6%를 기록했다. 지난 7월 이후 2달 연속 떨어지던 낙찰률이 반등한 것이다.
정부 규제의 중심지인 강남권이 반등세를 이끌었다. 강남구는 지난 9월 아파트 낙찰률이 14.3%에 불과했다. 경매물건 7건 중 주인을 찾은 것은 한 건에 그쳤다. 지난달엔 시장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경매로 나온 매물 7건이 모두 낙찰된 것. 낙찰률 100%다.
지난 9월 서초구 경매물건은 총 5건. 이중 3건이 낙찰됐다. 낙찰률은 60%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경매시장에 한 건이 매물로 나와 주인이 가려졌다. 낙찰률이 100%다. 낙찰가율은 감정값 대비 123.3%를 보였다. 송파구는 낙찰률 75%로 전달(80.0%)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서울지역 평균치는 크게 웃돌았다.
같은 기간 서울 주요지역도 낙찰률이 꿈틀댔다. ▲용산구 50.0%에서 66.7%로 ▲강서구 46.2%에서 70.0% ▲도봉구 18.2%에서 57.1% ▲성북구 20.0%에서 50.0%로 뛰었다. 이들 지역은 대부분 지난 8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 반등한 것이다.
경매시장에서 유찰이 늘자 상대적으로 경매물건의 몸값이 하락했다. 유찰될 때마다 낙찰 기준가는 직전 감정가에서 10% 정도 낮아진다. 투자자 입장에선 저가 매수가 가능한 셈이다.
최근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는 것도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20% 올라 지난주(0.19%)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지난달 가계부채 대책 발표 이후 매수세는 줄어든 분위기다. 하지만 강남권 재건축 단지와 직장인 수요가 많은 용산, 서대문, 마포구가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다만 낙찰가율 상승이 동반되지 않은 낙찰률 상승이란 점에서 투자심리가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라는 관측이 많다. 지난 9월 서울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100.9%로 감정평가액을 소폭 웃돌았다. 지난달에는 이 수치가 97.0%로 떨어졌다. 투자자들이 감정가액보다 낮은 가격에 경매에 참여하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경매 투자정보 이진범 실장은 “최근 집값 하락세가 진정 국면을 보인 데다 저가 매수 기회로 생각하는 투자자가 늘어 아파트 낙찰률이 반등했다”며 “낙찰가율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당분간 경매시장에서도 알짜매물만 주인을 찾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