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처음 발생, 수요 강력하게 몰려
10년물 2.687%로 미 국채 대비 25bp 수준
[시드니= 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중국이 2004년 이후 재개한 달러 표시 국채 발행을 성황리에 마쳤다. 발행 금리 수준이 미 국채와 거의 맞먹어 눈길을 끌었다.
26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중국이 발행한 달러 표시 국채에 강력한 투자 수요가 몰렸으며,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수익률(발행금리)도 미국채보다 약간 높은 수준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중국 재정부는 5년 만기와 10년 만기 채권을 각각 10억달러씩 발행했는데, 5년물 발행금리는 2.196%를, 10년물 발행금리는 2.687%를 기록했다. 미국채 5년물, 10년물과 비교해 각각 0.15%포인트와 0.25%포인트가 높은 수준이다.
<사진=블룸버그> |
이번 발행에는 총 200억달러가 넘는 투자금이 몰렸고, 전체 물량의 3분의 1은 유럽 투자자들에게, 상당 수는 아시아 기관에, 또 일부는 미국 내 투자자들에게 넘어갔다.
미국 등 주요국 기준에 비추면 20억달러라는 발행 규모는 적은 수준이지만, 중국이 국제 채권 시장에 참여한 것이 13년 만에 처음이란 점과 중국 국채라는 희소가치 때문에 이번 발행에 상당한 관심이 집중됐던 것이 사실이다.
TCW그룹 신흥국 국채리서치 담당이사 데이비드 로에빙거는 “중국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선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며 미 국채와의 아주 타이트한 스프레드가 이를 증명한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은행 나티시스 수석 이코노미스트 알리샤 가르시아 헤레로는 이번 국채 발행이 성공하도록 여건이 조성됐으며 중국이 신용평가기관들의 등급 평가를 받지 않아도 채권 발행을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 보였다고 평가했다.
앞서 신평사인 무디스와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올해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미국보다 낮은 'A+' 수준으로 제시했는데, 자국 경제가 안정적이고 모멘텀도 더하고 있는데 신평사들의 평가가 잘못된 것이라며 반발한 중국 재무부는 이번 국채 발행을 등급 평가 없이 진행했다.
로에빙거는 중국이 19차 당대회를 마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앞서 국제 채권시장에 복귀한 것은 “중국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강대국임을 증명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매체는 대규모 무역 흑자를 기록하고 3조달러에 달하는 외환보유고를 가진 중국이 굳이 달러 표시 국채 발행에 나선 주 목적은 중국 국영 기업들과 민간 기업들이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참고할 낮은 금리 벤치마크를 마련해 주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국채 발행 성공에도 중국 경제 전망은 여전히 어둡다는 지적도 여전히 나오고 있다.
로에빙거는 “중국이 지나친 레버리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부동산 시장에도 너무 많이 의존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러한 리스크들이 한동안 간과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권지언 시드니 특파원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