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업체에 안면인식 기술 정확도 떨어뜨릴 것 주문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스마트폰 개발 10주년을 기해 내놓은 아이폰X의 생산 차질로 곤욕을 치르는 애플이 내부적으로 조용한 해법을 마련했다.
내달 3일로 예정된 출시일에 충분한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핵심 기술 가운데 하나인 안면인식의 정확도를 일정 부분 떨어뜨리기로 한 것.
아이폰X 발표 현장 <사진=블룸버그> |
이번 사태는 핵심 기술 개발부터 제품 생산 기간까지 비즈니스 전반에 걸쳐 애플의 허점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지적이다.
25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 애플이 아이폰X의 공급 차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납품 업체들에게 안면인식 기술의 정확도를 일정 부분 낮출 것을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금융업계 애널리스트 사이에 아이폰X의 생산 차질 문제가 거론된 것은 지난해 가을부터다. 최근 대만 KGI증권이 출시 첫 날 아이폰X의 공급 물량이 300만대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추정하는 등 부정적인 전망이 꼬리를 물었다.
애플의 생산 차질은 납품 업체들을 통해 분명하게 확인됐다. 1개월 전 폭스콘 테크놀로지는 아이폰X 생산 라인의 직원 200명을 감원했다. 핵심 부품이 공급되지 않아 조립을 포함한 생산직 인력의 수요가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추수감사절부터 크리스마스까지 미국 소비시장의 ‘큰 장’에 해당하는 11월과 12월을 놓쳤다가는 연간 실적에 커다란 흠집이 생기기 십상이다.
애플이 기존의 모델과 차별화의 핵심인 안면인식 기술의 정확도를 떨어뜨리는 결정을 내린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이날 보도는 스티브 워즈니악 애플 공동 창업자가 아이폰 출시 이래 처음으로 아이폰X를 판매 첫 날 구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안면인식 기술에 대한 회의적인 입장을 배경으로 제시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안면인식 기술은 애플이 지난 5년간에 걸쳐 공들인 부분이다. 기술의 정확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기존의 터치ID 시스템보다 진일보한 것이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실망스럽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편 애플 측은 블룸버그의 보도가 사실과 다르며, 안면인식 기술의 표준에 어떤 변화도 없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