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금속노조 신임 위원장들 '강성'
10월 중순부터 임기, 임단협 첫 시험대
[뉴스핌=한기진 기자] “투쟁하는 노조 만들겠다.” (하부영 신임 현대자동차 노조위원장)
“정규직·비정규직의 투쟁을 위해 조직 역량 투입할 것.” (김호규 금속노동조합 노조위원장)
자동차, 금속업계 신임 노조 집행부가 강경파로 채워졌다. 추석 연휴 이후 출범하는 새 지도부는 파업으로 2017년 임금단체협상에서 우위를 잡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노조의 강경투쟁이 한미FTA 재협상 등 국내외 경영환경 악화로 고전하고 있는 자동차업계의 경영위기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민주노총 참가자들이 지난 6월30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최저임금 1만원 쟁취! 비정규직 철폐! 노조 할 권리 쟁취! 6.30 사회적 총파업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시스] |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대차 노조선거에서 뽑힌 하부영 노조위원장은 강성으로 꼽힌다.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장을 지내며, 투쟁 등 현장조직을 대표하는 들불과 민주노동자투쟁위원회가 연대해 내세운 인물이다.
하 노조위원장은 추석 연휴가 끝나는 10월 중순부터 선거공약을 실행키로 하며, 우선 임기 시작과 동시에 ‘연내 임단협 타결’을 약속했다. 이외에 핵심과제로 ▲신임금체계·8/8 도입 등 2대 임금안 폐기 ▲주52시간 상한제(연장 노동금지) ▲파견 비정규직 해결(촉탁직 정규직화)을 내걸었다. 2대 핵심쟁점사업으로 ▲주간연속2대제 임금 회복 ▲신임금체계 폐기 월급제 쟁취 등으로 내세웠다.
하나같이 회사가 양보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8/8(주간 8시간 2교대) 근무제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주간연속 2대제 임금 회복 등은 급격한 인건비 인상으로 영업이익을 모두 반납해야 하는 수준으로 회사가 감당하기 어렵다.
게다가 현대차그룹은 기아차 통상임금 패소로 1조원 가량을 하반기에 소송 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해서 적자를 예상하고 있다. 결국 신임 노조집행부는 요구조건을 관철하기 위해 파업도 불사할 것이란 관측이다. 하부영 노조위원장을 비롯해 박두영 부지부장 등은 지난 1998년 구조조정 당시 현장 투쟁 선봉에 나섰던 인물들이다.
김호규 금속노조 신임 노조위원장 역시 강성이다. 그는 1990년 현대정공에 입사한 이래 1년 뒤부터 노조집행부에서 일하며 30여년 가까이 노동운동만 했다. 2001년 2월 대우자동차 1750명 정리해고에 맞서 강경투쟁을 주도한 것으로 유명하다.
선거 공약으로도 강경투쟁을 통한 정부의 자동차 산업정책 압박을 내세웠다. 그는 “조선업계 구조조정 경험을 통해 방어가 아닌 공세가 맞기 때문에 정부의 자동차 산업정책에 개입하겠다”고 밝혔다.
기아자동차 신임 노조위원장은 오는 10월 30일 결정되는 가운데 4인의 후보 모두 강성으로 분류된다. 3명의 후보들이 법원 1심 소송에서 승소한 통상임금을 올해 임단협에서 받아내겠다며 공세적인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 등이 매출 부진을 위해 출시한 신차는 국내에서만 생산되기 때문에 원활한 생산과 품질확보가 필요한데 노조가 투쟁으로만 맞서면, 회사를 어렵게 하는 것은 노조라는 것을 보여주는 셈”이라며 “르노삼성차 9월 매출 90% 증가 배경에는 자동차업계에서 유일하게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한 것도 큰 힘이 됐다는 점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