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영기 기자] 여권운동가와 도덕주의자는 그의 성에 대한 견해를 비웃었지만, 터부시되는 주제를 대중들이 누릴 수 있게 한 잡지 '플레이보이(Playboy)'의 창업자 휴 헤프너(Hugh Hefner)가 91세로 세상을 떠났다.
27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고 시카고트리뷴 등 주요 매체들은 플레이보이지가 이날 공식 트위터 등을 통해 휴 헤프너 창업자가 로스엔젤레스의 플레이보이 맨션에서 가족과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두었다는 사실을 공표했다고 보도했다. 발표에 따르면 고인은 로스엔젤레스에 있는 마를린 먼로의 무덤 옆에 미리 사놓은 지하 무덤에 묻히기를 희망했다고 밝혔다.
고인은 플레이보이지를 통해 전문적인 직업을 얻었고 또 미국인에게 성에 대해 좀 더 개방적이게 만든 것으로 평가받는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지난 1953년 창간호에 먼로의 누드 사진을 게재하면서 플레이보이지는 단번에 유명한 잡지로 올라섰다. 그가 먼로와 가까운 곳에 묻히기를 바라는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미국에 도착한 청교도의 직속 후손인 헤프너는 50년대와 60년대에 성관계에 관한 기사와 세미누드 사진을 끼워넣은 잡지로 전통적인 성에 대한 인식을 깨기 시작했다. 이로서 헤프너는 터부시되던 성에 대한 이야기들이 저녁 식사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회자되도록 만든 사람으로 꼽힌다.
지난 2003년 휴스턴 크로니클과의 인터뷰에서 휴스턴대학 커뮤니케이션스학과 가르트 조웨트 교수는 "그는 청교도 윤리에 대항하는 가장 위대한 사람일 것"이라며 "20세기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사회적 동력의 하나는 플레이보이 잡지였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