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 신청 범위·재판 진행 방식 두고 의견차 첨예
[뉴스핌=최유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이 준비기일부터 특검과 삼성 측 변호인의 날선 공방으로 팽팽한 긴장감을 연출했다.
이 부회장 등 삼성 전·현직 임원 5인에 대한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3부(정형식 부장판사)는 28일 오전 공판 준비기일을 열고 향후 재판 일정을 논의했다. 이날 특검과 삼성측 변호단은 증인 신청 범위와 향후 재판 진행 방식을 두고 팽팽하게 맞섰다.
지난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모습. /이형석 기자 leehs@ |
우선 특검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를, 변호인은 추가로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 김종 전 문화체육부 차관, 독일 말 중개업자 안드레야스 헬그스트란드 등 10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에 대해 특검은 핵심 증인인 박 전 대통령과 최씨 외에 추가로 신문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특검 측 박주성 검사는 "이미 1심에서 충분한 서면조사와 신문이 이뤄진 인문들"이라며 "새롭게 추가한 증인들도 신빙성이나 증거 가치가 떨어진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변호인은 1심에서 충분한 신문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삼성 측 권순익 변호사는 "1심에서 특검이 예정된 시간을 넘겨 증인신문을 진행하는 바람에 변호인에게 주어진 시간이 짧았다"며 "증인 신문을 들어보기도 전에 증거 가치가 떨어진다고 판단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이에 특검은 "특검 때문에 신문시간이 길어졌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고 변호인은 "변호인의 명예를 걸고 얘기한 것"이라고 맞섰다.
1심때 진행했던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두고도 날선 발언을 주고 받았다.
권 변호사는 "예정돼있던 최씨에 앞서 정유라 보쌈 신문으로 최씨가 증언을 거부했는데 (재판 절차 진행에)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이에 양재식 특검보는 "보쌈 신문이라는 모욕적인 단어를 썼는데 굉장히 유감"이라며 "신문 순서를 변경한 것은 변호인과 협의해 재판부에 전달한 것"이라고 받아쳤다.
주요 쟁점에 대한 프리젠테이션(PT) 순서에 대해서도 신경전을 이어갔다. 1심 증인 신문처럼 먼저 진행하는 측에 시간이 더 많이 배분될 것이라고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에 정형식 판사는 "필요한 쟁점만 밝혀주면 재판부가 질문하고 30분에서 1시간 정도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겠다"면서 "순서는 상의해서 양측에 전달하겠다"고 정리했다.
재판부는 오는 10월 12일부터 항소심 정식 재판에 돌입하다. 3차례에 걸쳐 주요 쟁점 사항에 대한 PT부터 진행하고 본격적인 서증조사와 증인 신문 절차에 들어간다. 재판부는 양측이 신문 대상으로 요청한 박 전 대통령과 최씨를 증인으로 세운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