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유로화 기준으론 2.8% 하락 - WSJ
[뉴스핌= 이홍규 기자] 달러화 약세가 미국 증시 투자자들에게 수익률 측면에서 '착각(Illusion)'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유로화 기준으로 보면 올해 미국 증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미국 대표 주가지수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0% 올랐지만 이 같은 성과는 미국 경제와 기업 실적 개선, 저금리 요인보다 달러화 약세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고 분석했다.
◆ S&P500, 유로화 기준으론 3% 손실
올해 주요국 통화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는 8.4% 하락했다. 달러 약세가 미국 증시에 미친 효과는 다른 통화로 따져봤을 때 명징하게 드러난다. 일본 엔화 기준으로 올해 S&P500지수 수익률은 3.7%로 도쿄증권거래소 1부 종합주가지수인 토픽스 5.9% 보다 오름폭이 작았다. 유로화로 비교해봤을 때 오히려 S&P500지수는 2.8% 하락했다. 이에 비해 유로스톡스지수는 5.7% 상승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신문은 역사적으로 봤을 때 달러가 주가지수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과거 달러화 변동은 S&P500지수와 약한 상관관계를 보였는데, 이는 보통 증시가 경제나, 시장 정서, 정책 변수에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경제와 시장 변동성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워싱턴 정가가 교착 상태에 있는 만큼 달러가 개별 종목에 미치는 영향력은 계속될 수 있다고 신문은 예상했다.
달러 약세는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미국 기업들에 유리하다. 기업의 상품 경쟁력이 높아지고 현지 통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담배 회사 필립모리스인터내셔널은 전적으로 해외 매출에 의존한다. 미국 매출이 전혀 없는 기업이다. 이 회사의 주가는 올해 들어 133% 상승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부터 낮은 기업들을 5개 그룹으로 나눠봤을 때 올해 해외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그룹에 속한 기업의 주가는 엑손모빌 등 다국적 에너지 기업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상승세를 연출했다.
하지만 해외 매출 비중이 전혀 없는 기업들을 포함, 노출 비중이 가장 낮은 것으로 분류된 기업(100여곳)의 수익률은 유틸리티 업종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문은 다만 앞으로 달러화 약세가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을 표했다. 최근 달러 약세 흐름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작년 미국 대선 이후부터 올해 초까지 달러 강세는 투기 세력에 의해 가장 쏠림이 심한 '베팅'으로 여겨져왔다. 하지만 이제 투기 세력은 유로화 강세 베팅에 몰려있다.
신문은 "어떤 거래도 언제나 쏠림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적어도 우리는 달러의 저항선이 더 이상 내려가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