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D, 도시바 메모리에 1500억엔 출자키로
전환사채 우선주 인수로 반독점심사 수월케
[뉴스핌= 이홍규 기자] 도시바의 반도체 메모리 사업(도시바 메모리) 매각을 둘러싼 장애물이 대부분 해소된 가운데 도시바와 웨스턴디지털(WD)이 오는 31일 계약 타결을 목표로 출자 형태 등 남은 과제에서 타협점을 찾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보도에 따르면 도시바의 쓰나가와 사토시 사장은 28일 일본을 방문한 WD의 스티브 밀리건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도시바 메모리 매각 조건에 대해 협의했다. 양측 간 협상은 29일 이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협상이 원활히 이뤄지면 도시바는 31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WD와 독점적 협상을 정식 결의한다.
협상의 큰 초점은 WD의 출자 형태와 비율이다. 미국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INCJ), 일본정책투자은행 등이 포함된 WD 연합은 도시바 메모리 인수 금액으로 약 2조엔을 제시했다. KKR과 INCJ, 정투은이 1조엔을 출자하고, WD은 약 1500억엔을 투자한다.
의결권 기준으로 지분 과반을 일본 업체가 가져가고, 도시바도 일부 출자하는 방향으로 대강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인수 자금 중 7000억엔 정도는 주력 거래 은행에서 대출로 조달한다.
WD는 약 1500억엔을 출자하기로 합의했지만, 처음에는 전환사채나 우선주를 인수하는 쪽으로 출자 방안을 조정하고 있다. 각국의 반독점 심사를 수월하게 통과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향후 WD가 전환사채 등을 보통주로 전환한 뒤 의결권을 얼마나 갖게 될 것인지는 도시바 측과 합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로 양보가 이뤄지면 도시바는 채무 초과(자본 잠식) 해소에 필요한 메모리 사업 매각 절차를 크게 전진시킬 수 있다. WD도 합의에 이르면 매각 금지를 요구한 여러 법적 조치를 취하할 뜻을 도시바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향후 경영 체제와 신형 메모리 증산을 위한 투자 분담에 대해서도 협상을 계속하고 있다. 하지만 계약서 작성 등의 작업이 방대해 당초 8월 중을 목표했던 최종 계약 체결이 9월 이후로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