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오찬미 기자] ‘8.2 부동산대책’의 영향으로 주택 투자가 어려워진 개인 투자자들이 상가나 빌딩 투자에 눈을 돌리고 있다.
정부 스스로 초강도로 평가하는 8.2대책에 따라 아파트에 강력한 규제가 적용되자 새로운 투자처로 상가·빌딩 투자가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으로 상가·빌딩 시장은 주택시장 동향을 따라가는 만큼 섣불리 투자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17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해 '6.19 부동산대책'과 '8.2 부동산대책'에서 아파트, 오피스텔에 대한 규제가 집중되자 투자자들이 규제에서 벗어난 상가와 빌딩을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하고 있다.
상가의 경우 최대 80% 가까이 대출이 가능하고 8.2대책의 세금폭탄에서도 자유로운 점이 투자 유인 요소로 꼽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상가는 보통 건물 감정가의 60~70%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최대 80%까지도 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며 "양도소득세 과세에서 자유로운 점도 투자 수요가 유입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1억~3억원대 상가에 대한 투자관심도 높아졌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대부분 3억~5억원에서 상가가 거래되지만 최근 1억~3억원정도 소액자금으로 살 수 있는 작은 상가가 있느냐는 질문도 많이 받는다"며 "주택 투자자들이 양도세 부담이 늘고 대출규제가 강화되자 보유한 아파트를 팔고 상가 매수를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B금융연구소가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국내 부동산에서 가장 유망할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처로 상가·빌딩(44.6%)이 꼽혔다. 2순위는 재건축 아파트(39.9%)다.
이 보고서가 나온 이후 발표된 8.2대책에서 재건축 주택을 팔 때 조합원 지위 이전이 금지됐다. 이로 인해 재건축 투자가 사실상 봉쇄된 점을 감안하면 상가·빌딩 투자에 대한 인기는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연구소 부동산연구팀 관계자는 "지금은 정부가 재건축 조합원의 지위 양도를 제한해 투자대상으로 고려하지 못하게 막아버린 상황이라 재건축에 대한 투자수요 중 상당수가 다른 곳으로 이동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상가 투자가 호황기를 맞은 건 맞지만 향후 전망을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서울 강동구에서 23억원에 나왔던 상가 매물이 있었는데 가격이 좀 더 오를 거라고 예상해 주인이 매물을 거둬들였다"며 "대책의 영향을 비켜간 상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앞으로 금리가 인상될 수 있고 추가 대출규제가 나올 수도 있어서 투자 시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상가도 부동산상품의 대표적인 주택시장의 영향을 받아 움직이는 만큼 높은 풍선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상혁 연구원은 "상가시장이 주택시장과 따로 놀 수는 없다고 본다"며 "단기적으로는 풍선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오찬미 기자 (ohnew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