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영향력 인지 후에도 이 부회장에게는 보고 안해"
[뉴스핌=최유리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의 승마 지원이나 재단 출연에 대한 보고를 따로 받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 부회장 등 전·현직 삼성 임원 5인에 대한 50차 공판기일에는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이 피고인 신문 대상자로 나와 이 같이 밝혔다.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
장 전 사장은 "이 부회장과 직접 보고하는 관계가 아니다"라며 "업무 때문에 직접 이 부회장을 직접 만나는 일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증언에 따르면 장 전 사장이 보고하는 대상은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다. 이 중 최 전 부회장이 이 부회장에게 보고할 내용을 자체 판단한다. 미래전략실 업무 등 그룹 경영은 이 부회장보다 최 전 부회장이 총괄하고 책임졌다는 얘기다.
장 전 사장은 황성수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전무와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이 독일에서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를 만나고 온 직후에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영향력을 인지하게 됐다고 했다. 이는 황 전 전무와 박 전 사장의 증언과 일치하는 내용이다.
당시 박 전 전무는 최순실에 대해 "최태민의 딸로 박근혜 대통령을 친자매처럼 돌봐줬으며 지금도 매우 절친한 관계다"라며 "VIP와 아주 가깝게 지내면서 큰 영향력 미치고 있어 최순실의 말 한 마디가 VIP에게 전달된다"고 했다. 다만 장 전 사장은 이를 이 부회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중요한 문제인데 이재용 부회장에게 왜 보고하지 않았냐"는 변호인 질문에 그는 "(본인은) 이재용 부회장에게는 보고하지 않는다"며 "이 부회장에게 보고하는 것은 최 부회장이 판단할 문제"라고 답했다.
이어 장 전 사장은 "이재용 부회장은 부회장 취임 후 글로벌 업무를 주로 담당한다"며 "최 부회장이 그룹 주요 사안에 대해 필요한 경우에만 정보 공유 차원에서 관련 내용을 이 부회장에게 전달하는 걸로 안다"고 강조했다.
최순실씨 요구대로 승마지원을 진행하면서 이를 청탁으로 인지했냐는 질문에 대해선 "전혀 그런 적 없다"며 "최순실의 영향력을 안 이후 사소한 청탁을 시도해 본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오는 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을 또다시 증인으로 채택했다. 지난달 5일, 10일, 26일에 이은 네 번째 소환이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이번에도 '건강상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재판부가 구인장을 발부했지만 불출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