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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7530원] 마트 계산원 자르고 무인화? "불가능한 상상"

기사입력 : 2017년07월21일 11:20

최종수정 : 2017년07월21일 14:07

대형마트, 인건비 부담에 무인 계산대 확대 우려
업계 "당장 확대 불가능.. 무인화=일자리 축소는 아냐"
직영 비율 70% 맥도날드 "무인 주문대 써도 캐셔 줄인 매장 없어"

[뉴스핌=이에라 기자]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만원 넘게 인상되면서 시급제 계산원(캐셔) 등을 고용 중인 유통업계의 대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인건비 부담이 높아진 유통업체들이 셀프계산대 등 무인화를 확대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를 내놓는다. 하지만 기술적 한계나 투자비 등으로 당장 무인화 점포를 확대하는 것이 쉽지않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신규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정첵과제로 내세우는 상황에서 자동화를 통한 인력감축을 시도하기도 부담스럽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은 이미 몇 년 전부터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며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해 왔다.

하지만 향후 3년 안에 최저임금 1만원 진입을 두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마트도 인건비 부담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하나금융투자의 최저임금 인상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대형마트 1곳의 영업이익은 16%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추정이다.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 6470원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확정됐다. 2020년까지 1만원 시대를 열겠다는 목표 속에 역대 최고 인상액인 1060원을 올렸다.

중장기 관점에서 대형마트 업계에서는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추가 대책을 마련할 수 밖에 없다. 그 대안이 무인 점포가 될 것이란 전망이 가장 우세하다.

현재 홈플러스는 전국에 있는 점포에서 약 390여대의 셀프 계산대를 운영 중이다. 2005년 처음 무인화 정책을 시작하며 10여년 넘계 꾸준히 셀프 계산대를 늘려왔다.

유통업체들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절감을 위해 자동화 같은 효율화가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당장 무인화 시대를 실현시키기에는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홈플러스의 경우에도 일부 매장이 최대 4개까지 셀프 계산대를 갖췄지만, 기계 옆에서 또 다른 직원이 안내를 해야 한다. 대형마트를 찾는 평균 연령대가 40대 중반으로 기계 사용을 꺼리는 이들도 아직 많고, 셀프 계산이라는 개념에 부담을 느끼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더구나 셀프 계산대는 소량 구매 고객들의 대기시간을 줄이는데다 생리대 같은 여성용품이나 콘돔 같은 사생활 보호가 필요한 이들이 찾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문을 연 양평점에서만 셀프 계산대를 구축한 상황이고, 이마트의 경우 편의점인 이마트24에서 셀프 계산대를 늘리는 분위기다. 이마트는 아직 무인화 시스템을 적극 대응할 계획은 없다는 계획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마트에서 판매되는 모든 제품에 무선인식(RFID) 전자태그를 부착하면 계산대를 지나가기만 해도 계산을 할 수 있지만, 아직 국내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당장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서 셀프 계산대로 무인화 점포를 늘린다는 것이 얼마나 현실적인 대안일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직영점 비중이 70%나 되는 맥도날드는 전국 매장 440여곳 중 190여곳이 키오스크를 설치한 미래형 매장이다. 지난해 상반기 50여곳에서 절반 이상 늘었다. 젊은층들이 상대적으로 많은 패스트푸드 매장은 빠르게 키오스크에 적응했다.

맥도날드 측도 키오스크 도입의 목적이 인건비 절감보다는 미래형 매장이라는 컨셉과 연관시켜야 한다고 보고 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키오스크를 도입한 미래형 매장에서 주문을 담당하는 이들을 축소한 적은 단 한건도 없다"며 "오히려 키오스크로 주문량이 더 많아지고 빨라진 점에 대응하기 위해 패티 굽는 인력을 추가로 채용한 매장도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유통업계에서는 인건비 절감이 아닌 효율화를 위한 자동화와 무인화가 일자리 축소라는 부작용을 낳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가장 경계한다. 미국에서는 아마존이 계산대 없는 식료품점인 아마존고의 무인매장 사업모델로 일자리 종말론이 벌어지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미국 포레스터리서치는 계산원 중 4분의 1이 자동화로 대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하기도 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만약 최저임금이 인상되니깐 채용을 줄이고 하루 근무시간을 축소한다고 하면 노조는 물론 사회 곳곳에서 큰 파장이 일 것"이라면서 "인력 대체를 위한 자동화 점포와 무인화 시대를 추구한다고 하면 결국 그는 일자리를 줄이게 되는 것이라 문제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몇년전부터 기업들이 최저임금 인상 이슈에 대비하고 이를 인지해온만큼 당장 내년 최저임금 인상에 대비하기 보다 2020년 1만원 시대에 대응하는 준비를 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인건비 부담에 따른 비용 효율화 방안을 놓고 이것저것 고민을 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에라 기자 (ER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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