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미국 주거용 부동산 구매 50% 급증
캐나다인이 주도…"국내 너무 비싸 미국으로"
[뉴스핌= 이홍규 기자] 외국인들이 기록적인 속도로 미국 주택을 사들이고 있으며, 이 때문에 이미 공급 부족 압박을 받는 유명 해안 도시들의 주택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날 전미부동산협회(NAR)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까지 1년 간 외국인과 이민자들의 미국 주거용 부동산 구매액수는 1530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1년 전보다 50% 급증한 것이며 지난 2015년 기록 약 1040억달러를 뛰어 넘는 수치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이 같은 증가세는 예상 외라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달러화 강세와 정치 혼란, 중국의 자본 통제 등으로 미국 부동산 수요가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NAR의 로렌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증가했다는 사실에 놀라고 또, 상당한 증가폭에 더 크게 놀랐다"면서 "이는 대수롭지 않은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의 주택 시장은 공급 부족 상황에 놓여있다. 미국 건축 업계는 노동력 부족 뿐아니라 제한 구역과 주요 지역 부지 부족으로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만큼의 주택을 건설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데이터 제공업체인 트률라의 랄프 맥래플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신규 주택과 아파트 건설의 신규 착공은 50년 평균치의 60% 수준에 머물고 있다"고 분석했다. NAR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미국의 기존 주택 공급량은 연간으로 24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외국인들의 주택 매입이 급증한 것은 주로 캐나다인들이 국내의 과열된 시장을 벗어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미국 시장으로 눈을 돌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까지 토론토와 밴쿠버의 주택 가격은 1년 간 약 30% 상승했다. 6월에는 상승률이 연율 6%로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다만 신문에 따르면 미국 주택의 최대 구매자(달러화 기준)는 중국인으로, 작년에만 317억달러 어치의 주택을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와 영국, 멕시코, 인도인이 뒤를 이었다. 최근 다수의 중국과 인도, 멕시코 구매자들이 미국으로 이주했으며 캐나다와 영국인 대부분은 두 번째 주택 구입 대상으로 미국을 택했다고 WSJ은 전했다.
외국인들이 미국 주택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적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을 급격히 끌어올릴만큼 막강한 구매력을 자랑한다. NAR에 따르면 플로리다와 텍사스, 캘리포니아 지역의 외국인 매입 건수(buying activity)는 전체의 46%를 차지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외국인들의 주택 구매가 급격히 줄어들 경우, 해안 지역의 가격 상승세는 유지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