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인수해 가치 키우는 방식으로 전략 변경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 회장이 변신 중이다. 가치 있는 회사의 주식에 투자해 이익을 내는 방식으로 억만장자 대열에 오른 그가 회사를 인수해 가치를 키우는 방식으로 전략을 변경하고 있는 것이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사진=AP/뉴시스> |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주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송전회사인 에너지 퓨처 홀딩스 코프에 90억 달러의 현금 인수를 제안했다. 신문은 이번 인수 제안이 향후 '주식 피킹(stock picking)'에 덜 의존하려는 버크셔의 의도로 읽힌다고 해석했다.
지난 2월 버핏 회장은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버크셔는 점진적으로 이익 대부분을 투자 활동에서 내는 회사로부터 회사를 보유해 가치를 키우는 기업으로 변화해 왔다"고 강조했다.
버핏 회장은 '주식 피커(stock picker)'로 명성을 얻었다. 투자자들은 버핏 회장이 사들이는 주식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그를 쫓았다. 그러나 지난 1999년 철도회사인 벌링턴 노던 산타페를 인수하며 비교적 규제가 많은 유틸리티 사업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벌링턴 노던 산타페는 지난해 버크셔의 순이익에서 24%를 차지해 10년 전 8%보다 비중을 키웠다. 규제가 많은 사업뿐만이 아니라 버크셔는 제조사와 유통업 등 비교적 규제를 덜 받는 사업도 진행 중이다.
에드워드 존스의 제임스 섀너한 선임 주식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WSJ에 "버크셔는 주식 투자에서 인수로 선회했다"면서 "더 큰 유틸리티 회사를 인수할수록 버크셔의 회장이 유틸리티 사업에 대한 강한 이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더욱 중요해진다"고 분석했다.
미국계 투자은행(IB) 모간스탠리는 버크셔가 추진 중인 텍사스주의 최대 에너지 업체 온코(Oncor)를 성공적으로 인수할 경우 온코가 버크셔의 이익의 2%를 낼 것이라고 예측했다. CFRA리서치에 따르면 버크셔는 온코 거래를 마무리 짓더라도 500억 달러의 현금을 추가 인수에 쓸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김민정 특파원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