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대 부자 재산, 35년 새 25배 급증.. 과도한 부의 집중"
[뉴스핌=이영기 기자] 투자의 귀재 소위 '오마하의 현인'인 워렌 버핏이 "미국 경제에서 진짜 문제는 번영의 결과가 극소수의 부자에게 집중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27일(현지시각) 미국 PBS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뉴스에서 버크셔 헤서웨이의 워렌 버핏 회장은 "내가 보기로는, 이전에도 그랬듯이 진짜 문제는 극소수의 부자에게 번영이 집중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런 버핏 <사진=AP/뉴시스> |
미국 경제에서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문제라는 취지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버핏은 "포브스가 처음으로 세계 400대 부자를 발표했을 1982년으로 돌아가보면 당시 이들의 재산은 930억달러였다"면서 "지금은 25배나 늘어난 2.4조달러로 이는 번영이 최상위 부자에게 집중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9년 3월 붕괴 이후 미국 증시는 상승세를 지속해 왔고 미국 경제도 2%대에서 성장하고 있다. 2%대 성장률은 트럼프 대통령이 달성하겠다는 3%대 보다 1/3 가량 모자라지만 건강하고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버핏은 "2%대 성장으로도 한 세대 이후에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만9000달러, 4인가족 소득은 7만6000달러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자녀와 자녀의 자녀들은 모두 우리보다 훨씬 잘 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경제가 잘 돌아가더라도 개인적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고착돼 결국 모든 미국인들이 괜찮다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 버핏의 입장이다. 80세의 투자자 버핏은 "그 배경의 하나는 자동화와 디지털화의 속도가 미국 노동력의 재교육보다 더 빠르게 진행됐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1800년대에는 노동력의 80%가 먹고사는 식량 생산에 매달렸지만 지금은 3% 미만이면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시장체제라는 것이 사람들을 이리저리 몰고 다닌다는 것이 진실일 수 있다는 것으로, 경제가 발전하면서 자원을 재분배하는 과정에서 항상 미스매치는 있었다는 의미다.
노동력이 숙련기술이 진부화됨에 따라 시장에서 탈락한다면, 이들을 재교육해서 다시 노동시장으로 복귀시키는 것도 그 사회의 의무라고 버핏은 주장했다. 그는 "어떤 것이 사회 전체적으로 유익하다 하더라도 개개인에게는 엄청난 고통을 가져오는 것이라면, 그 사회는 고통받는 개개인을 보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가 발전하면서 오하이오에 있는 철강노동자에게는 혜택이 없을 수 있고 그렇다면 사회는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핌 Newspim] 이영기 기자 (007@newspim.com)